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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걸러 한집씩 개업" 명동에 단체 관광객들 다시 발길 [현장르포]

리오프닝 시동 건 명동·이태원
격리면제 이후 외국인 손님 늘어
화장품 숍 일색 벗고 리노베이션
이색 공간에 내국인 유입도 활발
공실 줄었지만 상권 회복은 멀어
"수십억 손해… 아직 버티는 수준"
"하루 걸러 한집씩 개업" 명동에 단체 관광객들 다시 발길 [현장르포]
지난 1일 서울 명동의 한 카페가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직장인과 젊은이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김희수 기자
"이 일대 상가들은 코로나19 이후 2년간 수십억원의 손해를 보며 겨우 버텼는데 이제 슬슬 나아지는 분위기가 느껴집니다."(서울 명동역 주변 A공인중개사)

상권 붕괴 위기까지 몰렸던 명동과 이태원이 침체의 터널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21일부터 백신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 면제조치 이후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아직은 해외관광객 비중 상위권을 차지하던 동아시아 국가의 해외여행 자가격리가 여전해 큰 변화는 없지만 빈 상가가 속속 채워지는 등 손님맞이 채비가 한창이었다.

■명동, 외국인 관광객·내국인 늘어

지난 1일 찾은 명동은 상가의 절반이 비었다는 최신 통계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지난해 4·4분기 명동의 중대형 및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각각 50.1%, 50.3%로 전체 점포의 절반이 비어 있을 만큼 상권이 최악의 침체에 빠졌다. 그러나 이날 명동은 곳곳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목격됐다. 관광상권이라며 명동을 기피하던 내국인들로 가득 찬 매장도 있었다. 명동상권 전문인 A공인중개사는 "중개소에서 연초부터 하루 걸러 한곳씩 개업시키는 중"이라며 "단체관광객도 오고 있고 슬슬 상권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이 전화위복이 됐다는 반응도 있다. 명동역 주변 B공인중개사는 "그동안 임차인이 있어 하지 못했던 건물 수리가 명동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전쟁 직후 지은 건물도 많은데, 낙후 건물 내·외관 현대화가 명동 전체에 득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입주업종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A공인중개사는 "이전에는 화장품 로드숍 일변도이다 보니 내국인들이 외면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동안 시민들이 멀리서도 찾을 만한 실험적인 공간이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명동의 한 식당은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에도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하지 못해 연신 사과하는 풍경이 빚어졌다.

다만 대다수 상인들은 여전히 위축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C씨는 "상권이 호전되고 있지만 아직은 버티는 수준"이라면서 "건물주의 임대료 50% 감면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B공인중개사는 "코로나 이전 명동 손님의 70~80%가 해외관광객인데 이들이 뚝 끊기니 얼마나 휘청거렸겠느냐"며 "상인들이 워낙 힘들어 하니 많은 건물주들이 2020년에는 30~40%씩, 지난해부터는 60~70%씩 임대료를 인하해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고 했다.

■이태원, 거리두기 완화로 공실 줄어

같은 날 찾은 이태원은 명동보다 사정이 더 나았다. 명동에 비해 내국인 고객 비중이 커 상권 회복이 더 빠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지난해 4·4분기 이태원의 중대형 및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각각 9.4%, 5.9%로 전년동기 공실률인 26.7%, 34.9%보다 크게 줄었다. 이태원역 근처 D공인중개사는 "지난해 초가을 즈음 거리두기 완화 시기에 공실이 호전됐다"며 "명동과 달리 내국인 비중이 외국인보다 큰 상권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로변의 임대료가 비싼 곳 외에는 현재 공실이 거의 없는 상태"라면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발표 이후 임대문의가 더 늘었다"고 했다. 다만 공실률과 별개로 상권 회복은 멀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태원로의 E공인중개사는 "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로 먼저 진입한 상인들이 최근 오미크론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임대인이 30~50% 임대료를 깎아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관광객도 많이 찾는 상권인 만큼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 관계자는 "명동상권은 지난해 4·4분기부터 올해 초까지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며 "저점을 찍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개선될 일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