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현장] 전장연 "이준석, 장애인단체 간 '갈라치기' 멈춰야"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04 12:07

수정 2022.04.04 12:31

4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 투쟁에 나선 배재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혐오와 차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이 대표 때문에 장애인 당사자들이 상처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지연기자
4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 투쟁에 나선 배재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혐오와 차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이 대표 때문에 장애인 당사자들이 상처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지연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30일부터 연일 삭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연대(전장연)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장애인단체 간 갈라치기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전장연은 이날 오전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식에 앞서 최근 장애인 탈시설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 이 대표가 탈시설 정책에 장애인단체 간 의견 대립 프레임을 씌우려 했다고 비판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탈시설이란 의제를 제기한 것은 전장연이 아닌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라며 "이 대표는 입장의 차이가 다른 의제를 마치 장애인단체 간 대립으로 프레임을 씌우려 했다. 장애인단체 간, 정책 간 갈라치기를 시도한 것에 대해 (이 대표는) 반드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이어 지하철 시위 및 삭발 투쟁 전개 과정에서 받는 혐오적 발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장애인 거주 시설 예산) '6224억원 어치 매를 두들겨 맞아야겠네'와 같은 혐오적 발언이 매일 댓글과 전화 등 협박을 통해 이어져 두려움 속에 있다"며 "인수위에도 시급성에 따라 구분해 예산안을 제출한 것일 뿐 이를 전액 통과시켜달라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일 오전 국회에서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인 '전국장애인 거주 시설 이용자 부모회'와 간담회를 열고 "지역 사회에서 복지서비스가 강화되기 이전에 선택이 아닌 강요로 시행되는 탈시설 정책은 인권 유린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일부 단체의 생각이 장애인 가족을 대표하는 것처럼 되는 작금의 현실에 우려가 있다"며 "더 당사자성을 가진 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찬성해온 전장연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삭발 투쟁에 참여한 배재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혐오와 차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이 대표 때문에 장애인 당사자들이 상처받고 있다"며 "이 삭발로 많이 변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날인 오는 20일까지 매일 오전 경복궁역에서 삭발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달 7일로 예상됐던 박경석 대표와 이준석 대표 간 '100분 토론'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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