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겨우 재택했는데 기밀유출 때문에.." 삼성반도체 다시 출근 [김경민의 적시타]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04 14:00

수정 2022.04.04 15:13

"겨우 재택했는데 기밀유출 때문에.." 삼성반도체 다시 출근 [김경민의 적시타]

[파이낸셜뉴스] 재택근무 중이던 직원의 기술유출 시도를 적발한 삼성전자가 반도체부품(DS) 부문의 재택근무를 중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의 보안 취약성이 실제 확인된 데 따른 조치이다.

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기존 임산부, 취약계층에서 최근 일반 직원까지 재택근무를 확대했던 삼성전자는 지난달 직원의 기술유출 사건 적발 이후 다시 정상 출근 체제로 전환했다.

완제품(DX) 부문 일부 인력에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삼성전자는 올 들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DS부문 반도체 공장까지 재택근무를 확대 적용한 바 있다.

DS 부문은 원활한 재택근무를 위해 수개월에 걸쳐 재택 확대에 따른 근무 차질 및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자체 프로그램 및 인프라 개발 등을 병행하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근무체계를 준비했다. 당초 24시간 풀가동되는 반도체 공장 근무자들에게 재택은 남의 얘기였으나 집단 확진으로 라인이 완전히 멈출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자 최대한 시도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던 때였다.
하지만 재택근무는 한 분기도 채 넘기지 못하고 결국 우려했던 보안 문제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퇴사를 앞둔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 소속 직원 A씨가 재택근무 중 대량의 전자 기밀문서에 접근한 흔적을 발견해 조사했다.<본지 3월 24일자 15면 참조>
조사 결과 A씨는 PC 화면에 보안 자료를 띄워놓고 스마트폰으로 수백건을 촬영한 것이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첨단 기술 및 공정 자료를 경쟁사 등에 넘기려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이 유출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기술유출 사건은 국가산업보안 이슈기 때문에 현재 회사와 정부가 합동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반도체 등 핵심산업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운 사례로 남았다. 특히 회사 밖에서 이뤄지는 카메라 촬영 행위는 유출 범위와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기 힘들고 기존 보안체계로는 통제와 감시가 불가능한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회사는 벌써부터 보안 허들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한종희 DX 부문장(부회장)의 첫 임직원 타운홀 미팅인 'DX 커넥트' 당시 출근자는 사무실 PC로 생중계를 볼 수 있게 하고, 재택근무자는 모바일로만 시청하게 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를 계기로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면서도 보안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시스템을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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