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 식품생명공학과 김영화 교수팀
곡류 20종 도정 전후 성분 함량 분석
도정한 곡류 감마-오리자놀 검출 안돼
도정시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 감소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쌀을 여러 번 벗긴 백미보다 한 겹(왕겨)만 벗긴 현미가 건강에 훨씬 유익하다'는 속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도정한 곡류에서는 혈관 건강을 돕는 감마-오리자놀이 검출되지 않았고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 함량도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경성대 식품생명공학과 김영화 교수팀이 2019년 수확한 멥쌀 14종·찹쌀 3종·보리 3종 등 곡류 20종의 도정 전후 건강성분 함량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도정은 곡물의 과피·종피·외배유·호분층 등을 벗기는 작업을 가리킨다. 7번 도정하면 7분도 쌀, 10번 도정하면 백미가 된다.
연구 결과 항염증·항고지혈증·콜레스테롤 감소를 도와 혈관 건강에 이로운 감마-오리자놀은 도정하지 않은 곡류에서 100g당 5∼635㎎ 검출됐다. 하지만 도정한 곡류의 경우 감마-오리자놀이 전혀 들어 있지 않았다.
기억력을 개선해 ‘브레인 푸드’(brain food)로 통하는 GABA는 멥쌀·찹쌀·보리에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함량도 도정하지 않은 곡류가 더 높았다. 도정하지 않은 큰알보리 1호(보리의 일종)의 GABA 함량은 100g당 5㎎으로, 20개 곡류 중 가장 많았다.
면역력을 강화하는 바이오틴(비타민의 일종)도 도정하지 않은 보리(혜양)에서 100g당 5㎍ 검출됐다. 도정한 곡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 함량도 도정 후 각각 59∼78%, 43∼75% 감소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도정하지 않은 (거친) 곡류가 GABA, 감마-오리자놀 등 건강성분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고 항산화 활성도 더 높다”고 밝혔다.
또 "현미의 경우 식이섬유, 칼슘, 철, GABA 등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반면 여러 번 도정한 백미는 현미에 비해 소화 속도가 빠르지만 혈당이 급하게 상승하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기준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은 57.7㎏, 보리는 1.4㎏, 잡곡은 1.1㎏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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