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한손만한 캐스터네츠부터 사람보다 큰 탐탐까지... 극적 효과 필요할때 '출동' [국심의 生生 클래식]

타악기
타악기 연주자들의 연습 모습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타악기 연주자들의 연습 모습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팀파니 수석 김한규 /사진=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팀파니 수석 김한규 /사진=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큰북을 울려라 둥둥둥 작은북을 울려라 동동동 캐스터네츠 짝짝짝 탬버린은 찰찰찰 트라이앵글은 칭칭칭'. 초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리듬 악기 노래' 중 일부다. 가사에는 칠 타(打), 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타악기의 소리 특징들이 잘 드러난다. '둥둥, 동동, 짝짝, 찰찰' 듣기만 해도 우리의 맥박을 뛰게 하는 타악기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타악기는 손이나 채로 두드리거나 흔들거나 긁어 소리를 낸다. 인류 역사상 가장 첫 악기라 할 정도로 원시시대부터 의식을 치르거나 춤을 출 때 혹은 신호를 보내는 용도로 사용됐다. 그만큼 효과음을 내거나 리듬을 만드는 역할을 오랫동안 해왔다. 곡의 정점과 반전 분위기를 꾀할 때 타악기만큼 효과적인 악기가 없다. 음악의 뼈대를 담당하는 오케스트라의 주연급 조연으로서 개성이 충만한 악기군들이 참 볼만하다.

악기의 종류도 무궁무진하며 그 한계가 없다. 서두에 언급한 악기뿐만 아니라 두 개의 금속 원반을 부딪쳐 화려함을 돋우는 심벌즈, 실로폰과 비슷하지만 나무 건반의 부드러운 소리와 울림으로 동심을 자극하는 마림바, 다양한 북 중에서 유일하게 음의 높고 낮음을 표현하는 팀파니 등 다채로운 타악기들이 존재한다. 특히 팀파니는 오케스트라를 압도하는 큰 울림과 화음 연주가 가능하며, 지휘자처럼 곡의 빠르기를 좌우하기에 팀파니 연주자를 제2의 지휘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극적 효과로 오케스트라의 분위기를 만드는 타악 주자들은 한 무대에 3~5명이 오른다. 최대 100여명의 음악가들이 함께하는 오케스트라 무대에 주선율을 담당하는 현악기와 관악기에 비하면 그 비중은 적다. 하지만 한 명의 연주자가 동시에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일당백 음악가들로 오케스트라 무대 뒤 가장 분주히 움직이는 이들이 타악 연주자들이다.

시간이 흘러 현대로 오면서 많은 작곡가들이 자신만의 색을 입히기 위해 타악기 활용을 늘려갔다. 바이에른의 알프스에 매료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알프스 교향곡'에서 산 정상에서 만난 바람을 '윈드 머신'을 통해 재현했다. 천으로 감싼 원통을 손잡이로 잡고 돌리면 신기하게도 바람 소리가 나는데 대자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19세기 작곡가 말러는 무시무시한 타악기를 등장시켰다. 연주자가 들기에도 버거워 보이는 크기의 '나무 망치'가 관객의 눈길을 끈다.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는 4악장의 전환점에 등장하는 이 악기는 큰 나무 상자를 타격하는 굉음으로 희망을 산산조각 내는 비극 표현에 제격이다.
말러는 당시 비평가로부터 과한 타악기 사용으로 음악이 시끄럽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타악기의 조화를 이뤄낸 작곡가로 주목 받고 있다.

양면적인 인간의 감정부터 경이로운 자연까지 이 모두를 아우르는 악기가 바로 타악기다. 관현악 공연을 감상하다 시선을 잠시 무대 끝 타악주자들에게 돌려보자. 자신의 몸보다 큰 공(탐탐)을 제압하는 카리스마는 물론, 한 손에 들어오는 캐스터네츠를 다루는 섬세함까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한규 국립심포니 팀파니 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