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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설계때부터 돌다리 두들겨 건설사고 막아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06 18:21

수정 2022.04.06 18:21

정민 한미글로벌 상무
PM사로서 안전성 꼼꼼히 검토
적정한 공사비와 시공사 선정
고객만족 중요성도 늘 되새겨
글로벌충성도지표 NPS 도입 앞장
공로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 수상
[fn이사람] “설계때부터 돌다리 두들겨 건설사고 막아요”
"건설안전의 '킹핀'을 바로잡아서 사고예방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국내 대표 건설사업관리(PM) 기업인 한미글로벌의 정민 사업지원실장(상무·사진)은 최근 환경이 급변하는 건설산업에서 PM기업의 주요 역할로 '안전'을 꼽았다. 볼링에서 '킹핀'이 10개의 볼링핀을 모두 쓰러뜨리듯,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사고의 발생원인을 먼저 제대로 짚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상무는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 안전관리 책임을 시공사에 묻고 있지만, 안전관리는 발주자가 키를 잡고 있다"며 "발주자의 안전에 대한 철학이 결국 현장에도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건설 과정에서 PM사 참여가 안전사고 예방에도 상당히 기여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PM사는 시공사와 설계사 선정 과정에서부터 안전성을 먼저 검토한다"며 "설계 단계부터 검토되는 공기와 공사비의 적정성이 결국 안전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정 상무가 안전과 함께 PM사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객만족이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 2007년 당시 국내 기업들에 생소했던 글로벌 고객충성도지표(NPS)를 빠르게 도입했다. 기업간거래(B2B)가 주를 이루는 건설업에서 고객관리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했던 것. 정 상무는 2003년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베인앤컴퍼니의 NPS가 소개된 이후 이를 회사에 도입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NPS 도입 직후 22.5이었던 한미글로벌의 NPS는 지난해 하반기 62.4로 개선됐다. NPS는 0점부터 10점까지 고객의 만족도를 측정, 추천고객(9~10점)에서 비추천고객(1~8점)을 뺀 값이다. 지난 2010년 한 언론에서 국내 기업들의 NPS를 조사한 결과 평균 수치가 -11에 그친 바 있다.

정 상무는 한미글로벌이 높은 고객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 지속적인 관리를 지목했다. 그는 "NPS가 도입된 이후 200개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한다"며 "서비스가 끝난 후에도 현장조사를 하고, 발견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현장 책임자랑 공유도 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정 상무는 NPS 도입에 따른 건설서비스 품질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25일 한국건설기술인협회가 주최하고 국토교통부가 후원하는 '2022년 건설기술인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또 건설기술 보급과 제도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K-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에 민간기업 최초 건축강좌를 등재해 일반인에게 건설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또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한국건설안전학회 학술대회와 한국건설관리학회 세미나 등에서 발표자로 나서며 관련 제도개선에 대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정 상무는 "회사의 성과를 대신해서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객의 안전을 신경썼다는 부분에서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보람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