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판매 늘어나는데… 상품설명 가이드라인은 6월 나온다

금소법 시행후 상품설명 의무 강화
당국 현재 대면 가이드라인만 내놔
은행들 PDF로 안내 대체 가능한
비대면 위주의 상품판매 더 선호
온라인 가이드라인 빠른 배포 요구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 내 '온라인 설명의무 가이드라인'을 은행에 배포한다. 시중은행들은 지점 직원들이 소비자보호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비대면 금융 상품 가입을 고객에 권하고 있어 빨리 가이드 라인이 내려오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 "6월안에 가이드라인 제시"

6일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6월 고객들이 비대면으로 금융상품을 가입할 때 은행들이 지켜야 할 소비자보호 설명 가이드라인을 배포한다.

이날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늦어도 6월 안에 가이드라인을 시중은행들에게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서 중점으로 보는 것은 '온라인으로 금융상품을 가입할 때 고객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을 어떻게 강조할 것인가'이다. 현재 온라인으로 금융상품을 가입하면 계약 상 중요한 부분은 대부분 PDF파일로 내려 받게 돼 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객들이 계약상 중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인식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설명의무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7월 금감원이 금융상품 설명의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약속했던 것이다. 지난해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후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은 금융당국에 정확한 금융 상품 판매 설명의무 가이드라인을 요구했다. 당시 시중은행들은 고객들에게 금융상품을 가입할 때 정확하게 얼마만큼 설명을 해야 하는지 명확한 금융당국의 지침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금융권과 협의해 지난해 7월 설명의무 가이드라인을 배포했고 추후 온라인 판매에 대해서도 기준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약속했던 것을 지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 "하루가 급하다"

시중 은행들은 온라인 설명의무 가이드라인이 좀 더 빨리 배포되기를 요청하고 있다.

은행 영업현장에서 은행원들이 비대면 상품 가입을 고객에게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실제 금소법이 시행된 후 은행 지점에서 대면으로 상품을 가입하려면 최소한 20분 넘게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고객 동의를 받아야 한다. 최대 1시간이 걸린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상품 가입을 시켜 실적도 챙겨야 하는 은행원들 입장에서는 비대면 상품 판매가 최선의 대안이다. 은행 앱을 통해 상품 가입을 시키면 은행원이 일일이 상품 설명서를 읽어야 하는 과정이 생략되고 PDF 파일로 된 상품설명서를 확인만 하면 되기 때문에 5분 만에라도 펀드 가입을 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말 KB국민은행은 전 지점을 대상으로 창구 내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 펀드 가입 권유를 통해 펀드를 판매한 사례가 없는지 전수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그 후에는 지점에서 앱을 통해 판매된 펀드를 모두 해지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소법 리스크는 회피하고 실적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은 온라인 판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 상품 판매가 아무래도 손쉽게 할 수 있는 반면 추후에 금소법 관련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최대한 빨리 가이드라인을 배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이병철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