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혈중 세균감염 여부를 3시간만에… 패혈증 치료 앞당긴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07 14:02

수정 2022.04.07 14:02

UNIST-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진
혈액 세균감염 조기진단 기술 개발
동물 실험과 환자 혈액 이용해 입증
UNIST-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진이 개발한 미세 유체칩에 혈액을 넣어 초록색 형광으로 세균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UNIST 제공
UNIST-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진이 개발한 미세 유체칩에 혈액을 넣어 초록색 형광으로 세균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진이 혈액의 세균감염 여부를 3시간 만에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7일 "이 기술로 추가검사 없이도 세균의 종류와 양을 알아낼 수 있으며, 2~3일 걸리던 진단 시간을 대폭 앞당겨 치명률이 높은 패혈증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권태준, 김하진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이재혁 교수가 함께한 연구진은 이 기술을 동물 실험과 세균 감염 환자의 혈액에 적용해 임상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매우 가는 관을 이용하는 미세유체 칩 기술에 유전물질을 검출하는 기술을 접목했다.
손가락만 한 칩 안에서 혈액을 흘려 혈중 세균을 분리·농축한 뒤 이를 유전물질 검출 기술로 알아내는 것이다.

유전물질 검출 기술인 '형광 동소 보합법(FISH)'은 탐침(프로브)이 특정 세균의 유전자와 결합하면서 형광 발색이 되는 원리를 사용한다. 즉 형광색 변화와 세기를 보고 특정 세균 감염여부와 양을 알아낸다.

이 진단법은 미세 유체 칩 안의 자성 나노입자 덕분에 혈액 속에서 세균만 분리해 빠르게 농축할 수 있다. 입자 표면에는 면역 단백질이 코팅돼 있어 세균만 자성 나노입자에 달라붙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자석을 이용해 세균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UNIST-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진이 개발한 미세 유체칩에 혈액을 넣어 혈중 세균 감염여부를 알아냈다. 이 혈액은 대장균(초록색)과 황색포도상구균(자홍색)에 감염됐다. UNIST 제공
UNIST-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진이 개발한 미세 유체칩에 혈액을 넣어 혈중 세균 감염여부를 알아냈다. 이 혈액은 대장균(초록색)과 황색포도상구균(자홍색)에 감염됐다. UNIST 제공
연구진은 "하루 이상 걸리던 기존의 혈액 배양법이나 복잡한 유전체 기반 진단 검사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빠르고 간편한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또한 "혈액 배양법보다 빠른 PCR 같은 유전체 기반 검사도 여전히 유전체를 추출하고 증폭하는 시간과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는데, 이 기술은 빠른 세균 분리 농축과 즉각적인 감지 기술로 시간을 크게 줄이고 검사 과정도 단순화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FISH 탐침의 종류와 정확도를 높이고 의료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형태의 기기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추가 계획 중이다. 그러면서 "항생제 내성균 검출과 항생제 감수성 진단 연구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스몰 메소드' (Small Methods)에 지난 3월 18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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