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봉쇄령에 무기한 가동 중단
이랜드 매장 230곳도 문닫아
韓기업 3000곳 장기화에 불안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농심,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등 한국기업들의 중국 상하이 생산 공장들이 무더기로 지난주부터 1주일째 가동 중단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 매장 230곳도 문닫아
韓기업 3000곳 장기화에 불안
상하이에 내려진 코로나19 봉쇄령이 사실상 무기한 연장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사상 초유의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에 빠졌다.
7일 업계와 주중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상하이 봉쇄령이 업종에 구분 없이 11일째 지속되면서 대부분 제대로 기업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하이시는 당초 5일까지로 봉쇄 시한을 정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이를 연장했다.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은 한국 화장품·식품기업들이다.
이미 공장이 가동 중단된 아모레퍼시픽, 농심, 오리온 등은 중국 내 다른 지역 공장들의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비상 조치에 들어갔다
아모레퍼시픽은 상하이 공장에서 에뛰드, 이니스프리, 마몽드 등 제품을 연간 1억 개 정도 생산하고 있다. 농심의 경우 라면류를 생산하는 상하이 공장과 비슷한 품목을 취급하는 선양 공장 물량을 중국 현지에 공급하는 중이다.
코스맥스도 상하이 생산 물량을 광저우 공장으로 돌렸다. 상하이 공장이 광저우 공장보다 크지만 현재 공장 가동률이 85∼90% 수준으로 아직 여유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에 생산공장이 없는 한국기업 영업소와 판매점들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한국기업 상당수는 금융도시인 상하이 특성상 제조업보다는 영업·판매·서비스업종이 활동하고 있다. 굴지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주민 외부출입 자체가 봉쇄됐는데, 영업이나 판매활동을 할 수는 없다"면서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할 수 있는 서류작업만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상하이에서 운영 중인 230개 의류매장 영업을 멈췄다. 판매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으로 전환됐어도 사태가 장기화하면 타격 받을 수 있다는 고충이 제기된다.
한국의 은행지점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은행들은 중국 전역 봉쇄로 상하이뿐만 아니라 31개 성·시 곳곳에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미 비상 체계에 돌입한 지 한 달이 넘었다"면서 "모든 은행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한국기업은 2500~3000여곳으로 파악된다. 대사관은 3000여개로 보지만 상하이시가 공식 집계한 기업은 2500여곳 수준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병력까지 동원하며 확산 저지에 나섰으나 아직 효과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24시간 기준 중국 전체 신규 감염자 수는 상하이 1만9982명을 포함해 2만2995명을 기록하며 사흘째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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