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프랑스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선에 도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보수 성향의 마린 르펜 후보가 사전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 웨이-케아 파트너스는 응답자 2043명을 대상으로 1차 투표를 진행한 결과 마크롱 대통령은 26%의 지지율을 보인 반면 르펜은 22%를 기록했다. 또한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는 17% 지지율로 두 후보를 빠르게 추격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프랑스 여론 연구소(IFOP)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26.5%의 지지율을 기록해 르펜(24%)을 2.5% 포인트(p) 차로 근소하게 앞섰다.
익명을 요구한 마크롱 집권당의 한 인사는 AFP통신에 "우리의 초기 목표는 선두를 달리며 르펜이 1차 투표에서 앞서 나가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르펜의 동력을 보면서 우리는 2차 결선을 위해 터보 엔진을 장착해야 할 것같다. 끝날 때까지 이긴 게 아니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위기감을 의식한 탓인지 마크롱 대통령도 최근 프랑스 조간 피가로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위기에 대처하는 국제적 경험을 쌓았다"면서 "나는 내 실수로부터 배움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 "르펜이 자금을 조달할 수 없을 정책을 펼치며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르펜은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인종차별적 가치를 지향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르펜은 이날 "마크롱은 어퍼컷을 생각하며 꼼짝 못하고 있는 망연자실한 권투선수처럼 우리에게 계속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멜랑숑 후보의 지지율도 크게 상승하고 있어 1차 대선부터 치열한 3파전까지 예상되는 상황.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 속 '구매력(pouvoir d’achat)' 감소, 2년간 지속된 팬데믹에 따른 보건 시스템 압박 등이다.
르펜은 유류세 인하와 연금 인상 등 구매력 상승을 위한 '서민 공약'을 펼치며 지지율을 성공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높은 기권율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많은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어떠한 후보자에게도 투표할 확신이 서지 않다는 대답을 내놓고 있는데, 투표율이 저조하면 승패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려워지게 된다.
AFP통신은 "지난 달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뒤 2차 결선에서 대통령에 재선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유권자 4분의 1이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르펜에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대선은 1차 선거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진행하는데, 르펜의 맹추격에 따라 두 후보자는 결선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이번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는 4월 10일, 결선은 같은 달 24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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