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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장비 받으려면 최대 18개월"… 삼성·TSMC 등 비상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0 18:23

수정 2022.04.10 20:34

반도체 장비 부품 수급난에 설비 반입시점 예정보다 늦어져
첨단공정 개발·양산 차질 불가피
업계, 장비업체에 경영진 급파 등 핵심 장비 확보에 총력전
"반도체 장비 받으려면 최대 18개월"… 삼성·TSMC 등 비상
반도체 신공장 건립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TSMC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반도체 생산장비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발주에서 제품 인도까지 최대 18개월까지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등 전세계적 수급 불균형 심화되고 있어서다. 장비 확보전에서 경쟁사에 밀릴 경우 첨단 공정 개발·양산 계획까지 줄줄이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기업들은 장비 확보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닛케이아시아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ASML,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KLA, 램리서치, 등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은 최근 고객사들에 장비 인도까지 걸리는 기간이 최대 18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반도체 장비 생산에 필요한 부품 수급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성능 반도체칩에 대한 수요 확대로 장비 주문이 몰리면서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액이 1030억달러(약 1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 종전 예상치보다 50억달러(약 6조원)이 더 늘어났다. 제품 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기간은 2019년 3~4개월 수준에서 지난해 10~12개월까지 늘어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UMC 등은 장비를 인도받는 기일을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장비 업체에 경영진을 급파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TSMC는 미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을 투자해 신공장을 짓고 있다. 인텔도 미국 내 200억달러(약 24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170억달러(약 20조8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제2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하반기 완공되는 평택3공장(P3)와 더불어 5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을 양산한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부품 공급망 이슈 등으로 설비반입 시점이 예정보다 길어지는 추세"라며 "이 부분을 고려해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최대 현안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로 쓰이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장비의 확보다.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ASML의 페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올해와 내년에 생산을 확대하고, 출하를 늘릴 계획이지만 충분히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UV 노광장비는 전세계 반도체 제조사들이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42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제품 양산 시기가 빠를수록 경쟁사 대비 한 발 앞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최근 장비 확보 경쟁은 글로벌 반도체 패권 다툼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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