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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추경호 경제팀 물가안정이 최우선 과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0 19:11

수정 2022.04.10 19:11

시장중시형 실력파 구성
책임장관제 모범 보이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경제팀을 이끌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지명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기획재정부 장관 등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10일 직접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제주지사를 지낸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이 발탁됐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 보건복지부 장관에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각각 지명됐다.


윤 당선인은 인선 기준을 두고 "해당 분야를 가장 잘 이끌어주실 분"이라고 했다. 지역이나 여성, 청년 안배와 할당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가장 유능한 분을 찾은 것이라고 했다. 평소 지론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윤 당선인은 앞서 대선 내내 "분야별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기용해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 정부 경제 컨트롤타워가 될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경우 일찌감치 예상됐던 인사다. 경제부처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고 차관까지 지낸 정책통이다. 문재인 정부의 반기업 입법 규제에도 적극 비판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추 후보자에 대해 "국정 현안에 대한 기획조정 능력을 높이 평가받아온 분"이라며 "의회와 소통도 원만히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대내외 경제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크고 여소야대 정치지형까지 새 정부에 불리한 상황에서 무난한 인사로 평가할 만하다.

새 정부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로 추 후보자는 물가관리를 꼽았다. 정부가 공식출범하면 즉시 경제 원팀을 꾸려 대응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고물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동시에 겪고 있는 난제지만 이를 가볍게 볼 경우 감당 못할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소비는 늘었지만 공급이 쫓아가지 못해 물가는 치솟고 있다. 여기에 미중 패권싸움에 급기야 러시아 사태까지 겹쳐 유가·원자재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10년 만에 4%대로 급등했다. 더욱이 추경 50조원 편성 등 물가를 자극하는 정책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추 후보자는 이 험난한 여건 속에서 물가와 민생을 챙겨야 한다.

장관 후보자들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와 여건이 정비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윤 당선인이 구상 중인 책임장관제가 자리를 잡을 수 있길 바란다. 윤 당선인은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샌드위치 회동에서도 책임장관제 필요성을 재차 언급한 바 있다. 책임장관제는 대통령이 장관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그 대신 결과에 대한 책임도 묻는 시스템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책임장관제 공약이 있었지만 실현된 적은 없었다. 오히려 장관 위에 군림한 청와대 권력이 정책을 좌지우지했다.
비서실 축소를 약속한 윤 정부에선 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 대통령은 장관을 믿고 권한을 일임하는 대신, 장관은 중심을 잡고 실력을 발휘해서 정책을 끌어나가야 한다.
추경호 부총리 후보자부터 모범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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