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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고 찍은 세계식량가격... 곡물기업 '번지' 주가 점프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1 18:25

수정 2022.04.11 18:25

글로벌 4대 곡물회사 꼽혀
2월말 이후로 18.7% 급등
전문가 "여전히 저평가"
또 최고 찍은 세계식량가격... 곡물기업 '번지' 주가 점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이 또다시 집계 이래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글로벌 곡물회사 번지(BG) 주가가 올들어 20% 넘게 급등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글로벌 식량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지금도 매수가 늦지 않았다고 조언했다.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곡물가격 급등세에 지난 8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번지 주가는 연초 대비 26.19% 뛰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이후로는 18.68% 급등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 곡물가격이 폭등하면서 글로벌 메이저 곡물회사인 번지의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이는 (번지의) 주가 급등을 부추기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내일 당장 해결된다 해더라도 여전히 남미의 라니냐로 인한 가뭄과 비료 부족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곡물가격은 남미 재배지의 고온 건조한 날씨(라니냐)가 지속되며 옥수수 및 대두의 생산량 감소 등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월 24일 전세계 소맥 1위 수출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수출 4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중단되면서 곡물가격이 더욱 뛰는 중이다.

9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3월 FAO 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2.6% 상승한 159.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지수를 발표한 1996년 이후 최대치로,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곡물과 유지류의 가격지수 상승률이 크게 두드러졌다. 곡물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17.1% 상승한 170.1포인트를 기록했다.

애런 선다람 CFRA 애널리스트는 "농가에서는 밀 가격 급등 부담이 커지면서 가축사료를 대두로 바꾸고 있다"며 "이는 번지에게는 좋은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번지는 오일씨드, 옥수수, 쌀 등 곡물을 매입해 직접 납품하거나 농업식품으로 가공해 최종 사용자에게 납품한다. ADM, 카길, 루이드레퓌스와 함께 글로벌 4대 곡물 메이저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 4대 기업이 전세계 곡물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지난 2019년 그레고리 헤크먼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면서 부채 축소와 수익률 제고를 추진한 결과 지난해 현금성 자산이 9억200만달러로 2019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지난해 10월에 5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며 오는 27일 1·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배당금 확대도 기대된다. 현재 번지는 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52센트를 지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성장세와 매력적인 배당금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여전히 저렴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번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8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평균(19.8배) 뿐 아니라 경쟁사인 ADM(17.3배)보다도 낮다.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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