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스톡스 투자 4개 수익률 -3%
러 에너지·금융 의존 높은 유럽증시
전쟁 끝나도 여파 당분간 이어질 듯
러 에너지·금융 의존 높은 유럽증시
전쟁 끝나도 여파 당분간 이어질 듯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한 달이 훌쩍 넘어가고 있으나, 여전히 전운이 씻기지 않고 있다. 이에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금융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도 위축된 모습이다. 업계에선 전쟁이 끝나도 그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다음날인 지난 2월 25일부터 지난 8일까지 유로스톡스(EURO STOXX) 지수에 투자하는 국내 4개 ETF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3.12%로 집계됐다. TIGER 유로스탁스레버리지(합성H)가 5.68% 하락하며 가장 저조하고 TIGER 유로스탁스배당30(-3.07%), TIGER 유로스탁스50(-1.95%), KBSTAR 유로스탁스50(-1.78%)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럽 관련 상품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스톡스50 지수를 추종하는 'SPDR Euro STOXX 50(티커 FEZ)'도 지난 7일까지 0.48% 떨어졌다. iShares Core MSCI Europe(IEUR), Vanguard FTSE Europe(VGK), iShares MSCI Eurozone(EZU)도 같은 기간 각각 2.37%, 2.85%, 7.00% 하락했다.
러시아에 상당 부분 에너지 수입을 의존하고 있던 유럽 경제에 대한 타격이 주요인이다. 침공 사태 발발 후 주요 유럽국들은 속속 에너지 자립에 나서고 있으나, 이를 단기간에 매듭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독일은 전체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의 30%, 65%씩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러 경제 제재는 고점을 통과한 듯하지만 미국 내 반러 감정은 구소련 시절이던 198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루소포비아(러시아 혐오) 확대로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러시아 엑소더스가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유로존 물가 부담 및 경기 하방 압력 확대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전쟁 영향으로 급등한 에너지 물가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3월 유로존 경기심리지수(ESI)는 최근 1년래 최저치인 108.5p로 뚝 떨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가계 소비 전망치도 지난해 12월 5.9%에서 올해 3월 4.6%로 하향 조정됐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끝나도 러시아를 향한 제재는 지속돼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 및 공급망 차질이 이어질 것"이라며 "여기에 소비자물가가 뛰면서 ECB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고, 금융 거래도 활발히 진행했던 상대로서 피해가 집중되는 지역"이라며 "상대적으로 기초체력이 우수하지 않은 선진국으로 평가받아 왔고, 러시아 침공 사태는 유럽 경제와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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