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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지구 저궤도 쟁탈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1 18:44

수정 2022.04.11 18:44

지구 저궤도에서 내려다 본 한반도. 북한은 지난 2월 27일 탄도미사일 발사는 정찰위성 개발 계획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
지구 저궤도에서 내려다 본 한반도. 북한은 지난 2월 27일 탄도미사일 발사는 정찰위성 개발 계획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
지구 저궤도(Low Earth Orbit)란 평균 해수면으로부터 고도 160~2000㎞ 사이의 궤도를 일컫는다. 2000개가 넘는 군사 및 통신 위성이 돌고 있고, 앞으로 발사될 최소 5만개 이상의 위성이 목적지로 하고 있다. 고도가 160㎞보다 낮으면 대기와의 마찰이 심해서 대기권으로 추락할 우려가 있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경제적 궤도이기도 하다.

교통체증이 극심한 구간은 고도 500~800㎞이다.

선두주자인 미국의 스페이스X를 비롯한 기업들이 글로벌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시장의 패권을 두고 우주전쟁 중인 공간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지금까지 1500개 이상의 통신위성을 550㎞ 상공에 쏘아올렸다. 2027년까지 4만개 이상을 쏠 계획이다.

550㎞ 궤도에서는 버퍼링이 거의 없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인공위성과 대기권 사이에 강한 마찰이 발생하지 않아 고장날 위험도 적다. 또 수명이 다한 위성을 친환경적으로 폐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인공위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충돌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BBC 기자 출신 국제문제 전문가인 팀 마샬의 '지리의 힘2'는 7년 전 출간돼 15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지리의 힘' 후속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견했던 저자는 지구에 이어 달과 우주가 미래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지구 저궤도는 '우주의 군사기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궤도를 지배하는 자가 지구를 지배하고 인류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예언도 남겼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첫 독자 정찰위성 5기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2025년까지 우주 저궤도에 발사될 예정이라고 한다. 사업비 1조2000억원을 투입해 800㎏급 대형 정찰위성을 확보하면 북한 미사일 기지와 핵실험장 등 주요시설을 지켜보는 무시무시한 눈을 갖게 된다. 늦었지만 우주에 명함을 내미는 소중한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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