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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코로나 끝나도 재택" 근무형태 대변화 예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1 18:44

수정 2022.04.11 18:44

해외선 출근하랬더니 퇴직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 난망
서울 신도림에서 지난 7일 문을 연 SK텔레콤 거점오피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서울 신도림에서 지난 7일 문을 연 SK텔레콤 거점오피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9만명대까지 내려왔다. 신규 숫자가 1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22일 이후 48일 만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이 현실이긴 하나 하루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속출했던 순간을 떠올려볼 때 그마나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일상회복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11일부터 국내외 출장을 재개하는 등 방역지침을 조정했다. 그간 널리 확산됐던 재택근무를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린 기업도 나왔다.
포스코는 지난 4일부터 사무실 복귀를 선언했다.

해외도 비슷한 흐름이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구글, 애플 등은 종전 재택근무제를 철회하고 주1회 또는 3회 이상 사무실 출근을 지시했다. 하지만 직원들 반발이 거셌다. 기업들의 출근 통보와 맞물려 미국에선 기록적인 자발적 퇴직 사례도 나오고 있다.

재택근무를 둘러싸고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는 모양새다. 네이버가 최근 본사 직원 47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직원 94%가 재택근무를 희망했다. 출퇴근 피로감을 줄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반면 기업은 할 수만 있다면 근무방식을 되돌리려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매출 1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 상황이 해소되면 예전 근무형태로 돌아갈 것'이라는 답변이 56.4%로 나타났다. 북적거리는 사무실에서 협업과 소속감이 고취될 수 있다는 게 기업의 판단이다.

재택근무는 팬데믹이 트리거 역할을 했을 뿐 기술혁명 시대에 어차피 닥칠 필수 근무형태였다는 시각도 많다. 팬데믹 2년여 동안 역사상 최대 노동실험이 동시다발로 이뤄졌고, 그 결과 기업 규모·업종·특성에 따라 장단점이 어느 정도 확인됐을 것이다. 앞선 기업들이 도입 중인 재택·출근 혼합형 하이브리드 근무나 거점오피스는 새로운 근무 룰이 될 수도 있다.

삼성, 현대차, LG 등은 내부 방역지침을 완화하면서도 재택근무 비율은 50% 이상을 유지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서울 신도림 등 3곳에 거점형 업무공간을 오픈해 업무효율을 높이게 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 거점오피스를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기업 효율, 직원 복지를 둘 다 살릴 수 있는 근무형태를 적극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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