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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제자' 노부스·아레테 콰르텟 "현악 팔중주 장대함 기대"

뉴시스

입력 2022.04.12 05:05

수정 2022.04.13 11:29

기사내용 요약
목프로덕션 15주년…두 현악사중주단 첫 무대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서 20일 공연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레테 콰르텟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왼쪽부터), 노부스 콰르텟 리더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아레테 콰르텟 리더이자 첼리스트 박성현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4.1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레테 콰르텟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왼쪽부터), 노부스 콰르텟 리더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아레테 콰르텟 리더이자 첼리스트 박성현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4.1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세계 무대를 활보하며 한국 실내악의 역사를 새로 써온 15년차 노부스 콰르텟과 그 뒤를 따르고 있는 2년7개월의 차세대 주자 아레테 콰르텟이 한 무대에 선다.

스승과 제자로 이어진 두 현악사중주단이 공식적으로 함께 연주하는 첫 무대다.

노부스 콰르텟과 아레테 콰르텟은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에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콰르텟 플러스' 공연에서 현악팔중주로 무대를 선보인다. 아벨 콰르텟까지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이들이 소속된 목프로덕션 15주년 기념 공연이다.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아레테 콰르텟의 리더이자 첼리스트 박성현,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을 만났다.

노부스 콰르텟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김영욱,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이원해로 구성돼 있고, 아레테 콰르텟은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과 김동휘, 비올리스트 장윤선, 첼리스트 박성현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 현악팔중주 무대는 스승인 김재영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김재영은 "선배 콰르텟으로서 후배 콰르텟과 같이 연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제자들이라 더 의미가 있다"며 "콰르텟마다 어떤 다른 소리를 내는지, 마지막에 두 콰르텟이 합쳐서 내는 장대함이 얼마나 클지 굉장히 재밌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박성현은 "두 팀이 같은 무대에서 한 곡을 연주한다는 자체가 영광스럽다"고 감격했다.

두 콰르텟은 멘델스존의 현악팔중주 E-플랫 장조를 연주한다. 김재영은 "팔중주는 더블 콰르텟의 의미도 있다"며 "많은 분이 제 제자 콰르텟이란 걸 알기도 하고, 곡이 주는 상징성이 있다"며 "사람들이 좋아하고 연주자들도 즐기면서 연주하는 곡이다. 모두가 즐거운 곡이라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박성현도 "곡의 분위기가 밝고 쾌활하다. 무엇보다 같은 악기끼리, 또 다른 악기끼리 주고받는 연주가 많아서 흥미로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두 콰르텟의 인연은 본래 스승과 제자였던 김재영과 전채안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아레테 콰르텟은 2019년 9월 결성돼 그해 11월 금호아트홀 영체임버콘서트 오디션에 도전했는데, 당시 콰르텟의 운명이 이 오디션에 걸려있었다. 전채안은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가르쳐준 김재영에게 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레테 콰르텟 리더이자 첼리스트 박성현(왼쪽부터),노부스 콰르텟 리더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아레테 콰르텟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 (사진=목프로덕션 제공) 2022.04.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레테 콰르텟 리더이자 첼리스트 박성현(왼쪽부터),노부스 콰르텟 리더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아레테 콰르텟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 (사진=목프로덕션 제공) 2022.04.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콰르텟을 만들고 처음 시도한 게 금호 오디션이었어요. 붙으면 계속하고, 떨어지면 그만두겠다는 게 저희의 기준이었죠. 당시 선생님께 도와달라고 했는데, 딱 첫 레슨을 받고 제가 '저희 가능성 있어 보여요?'라고 물었죠. 그 정도로 선생님을 신뢰했어요. 다행히 붙어서 지금까지 쭉 할 수 있었죠."(전채안)

이에 김재영은 "그때만 해도 전문적인 콰르텟은 아니었다"면서 "한편으로 괜히 나를 만나 힘든 이 길로 들어선 거 아닌가 미안하다"고 웃었다.

아레테 콰르텟은 지난해 5월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현악사중주 부문 한국인 최초 1위를 비롯해 심사위원상, 청중상 등 5개 특별상을 모두 석권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김재영은 영상통화를 통해 제자들의 연주를 끝까지 듣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성현은 "시차를 맞춰서 기다리고 조언해준다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콰르텟을 꿈꾸며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김재영도 흐뭇하다. "대학생들을 비롯해 점점 팀을 꾸려보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음악하는 사람들이 콰르텟을 경험한다는 건 긍정적"이라며 "계속해서 단단하게 실내악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나의 모델로 책임감을 갖고 있어요. 저희를 보고 따라온 후배들이 있을 텐데, 계속 좋은 예시로 남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잊지 않고 있죠. 저희 선생님이 20년까지는 힘들고, 이후부터 전설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5년을 버텨서 그 뒤 20년을 겪어보고 싶어요. 그 다음의 여정이 어떤지 궁금해요."

차세대 콰르텟을 이끌 박성현과 전채안은 노부스 콰르텟과 김재영이 '롤모델'이라고 했다. 콰르텟을 알게 된 계기가 노부스였다는 박성현은 "음악적으로도 존경하지만 한 사람으로서도 선생님은 많은 영향과 좋은 귀감을 준다. 음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콰르텟 연주를 보러 가면 너무 와닿는다"며 "가까이 마주하고 배울 수 있어 저희가 운이 좋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목프로덕션 15주년 기념공연 'QUARTET PLUS 콰르텟플러스' 포스터. (사진=목프로덕션 제공) 2022.03.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목프로덕션 15주년 기념공연 'QUARTET PLUS 콰르텟플러스' 포스터. (사진=목프로덕션 제공) 2022.03.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전채안은 "옛날부터 연주 자체가 롤모델이었고, 선생님이 해석하는 음악을 많이 따라 하고 싶었다. 콰르텟적인 면에서도 닮고 싶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스승과 제자는 올해도 자신들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간다. 노부스 콰르텟은 2020년 멘델스존 현악 사중주 전곡 연주를 시작으로 지난해 쇼스타코비치와 브람스의 현악 사중주 전곡 연주를 마쳤고, 올해는 베토벤 현악 사중주 전곡 연주에 도전한다.

김재영은 "베토벤은 노부스 콰르텟이 오랫동안 미뤄왔던 숙제"라며 "사실 몇 년 후를 생각도 했지만 여러 상황이 올해로 이끌었다.
저희에게 굉장히 큰 산인데, 집중해서 잘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아레테 콰르텟은 오는 23일에 첫 정기연주회 '그랑데뷔'를 열며, 해외 콩쿠르도 준비 중이다.
전채안은 "5월에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콩쿠르를 준비하고 있고, 노부스 콰르텟이 나갔던 뮌헨 ARD 콩쿠르도 도전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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