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환율 다시 1230원대…'울고 웃는 산업계'

뉴시스

입력 2022.04.12 10:31

수정 2022.04.12 10:31

기사내용 요약
"원자재 가격에 환율까지 상승…전반적으로 안좋아"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원 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2원 오른 1235.3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2.04.12.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원 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2원 오른 1235.3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2.04.12.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원·달러 환율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다시 1230원을 넘어선 가운데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가전 등은 글로벌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며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원유·원자재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철강업계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정유업계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구매비가 올라가지만 최종판매가 증대효과가 커 이익은 늘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원자재 포함 관련 비용이 많이 오른 상태여서 산업 전반적으로 '희'보다는 '비'가 더 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환율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33.1원)보다 2.2원 오른 1235.3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16일(1235.7원) 이후 18거래일 만이다.

앞서 한국무역협회는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기업대출 금리·원자재가격·원달러 환율 등 트리플 상승을 우려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져 달러 결제 수입비용을 증가시키고, 이는 수출채산성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시장 불안 등 악재들이 장기화될 경우 1300원대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출이 주력인 자동차·조선·가전 등의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 단기적으로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무역협회가 지난해 8월 발간한 '원화환율 변동이 우리경제 및 제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가치가 10% 하락할 경우 기계장비(3.5%p) 컴퓨터·전자·광학기기(2.5%p) 운송장비(3.5%p) 순으로 영업이익률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한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계속 급등할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율급등으로 국내 소비자물가가 급등할 경우 소비심리가 저하돼 내수 판매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하면 제품을 팔 때는 이득일 수 있지만 반대로 원료를 수입하는 차원에서는 수입 원가가 높기 때문에 꼭 좋다고만 볼 수는 없다"며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환율이 업황에 미치는 영향을 일반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고 항공유와 항공기 임대료 등에 대한 비용 부담이 큰 항공업계의 경우 환율 상승은 악재로 작용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가도 저점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한 상황에서 환율까지 동반 상승해 어려움이 많다"며 "빨리 러시아 사태 등이 안정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건설업계 역시 원재료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만큼 환율 상승으로 손실을 본다.

정유업계의 경우 매출원가의 절반 가량을 원유 구매비용으로 사용하는데 원유 결제를 달러로 구매해 부담이 크다. 다만 최종 판매가격 증대효과가 더 커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물론 환율이 올라가면 자동차, 가전 등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에 좋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워낙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물류도 어려운 상황이라 관련 비용이 예전보다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여건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 쪽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부자재를 수입하지 않고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해 물건을 만들어 수출하는 기업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인한 이득을 얻겠지만 그런 곳이 얼마나 되겠냐"며 "반도체도 핵심 소재들은 수입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전체적으로 자원 등 수입이 많은 국가다보니 지금 상황에서 눈에 띄게 좋다고 할 만한 업종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덜 나빠지는 업종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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