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화수목日日日' 일본 대기업들 주4일제 도입 잇따라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2 15:07

수정 2022.04.12 15:07

히타치제작소, 주4일제 도입 추진
총근로시간과 임금 그대로 유지
파나소닉 등 연내 시범 추진
NEC는 근무일 만큼 임금 삭감
日근로자 78.5% "임금 줄면, 4일제 도입 반대"
일본 대기업 히타치제작소. 로이터 뉴스1
일본 대기업 히타치제작소.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히타치제작소, 파나소닉 홀딩스 등 일본 유수의 대기업들이 주4일 근무제 도입에 나섰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1주일에 사흘을 쉴 수 있는 주4일 근무제를 연내 도입한다. 총근로시간과 임금을 유지한다는 게 핵심이다. 현재 히타치의 직원 하루 표준 근로시간은 7시간45분인데, 가령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나흘간 하루 9~10시간을 근무한다면, 금요일에는 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전통의 전기·중공업기업에서 최근 정보기술(IT)분야로 업종 전환을 추진 중인 히타치는 이런 변화에 발맞춰, 직원들의 근무방식에 있어서도 과감한 개혁을 꾀하고 있다. 정보기술(IT)시스템의 발달과 지식 서비스 산업의 증가로 과거와 달리 근로 시간과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진 않는다는 점, 대신 직원들에게 시간 사용에 대한 폭넓은 재량을 인정함으로써 근로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기, 텔레워크(원격 재택근무)경험이 기폭제가 됐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 유럽에서 주4일제 근무가 속속 도입되면서, 일본 재계 역시 변화의 대열에 편승해보자는 판단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65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주5일제를 도입한 파나소닉도 57년만에 주4일제 추진에 나선다. 구스미 유우키 파나소닉 사장은 지난 1월 기업설명회에서 주4일 근무제 도입 방침을 밝히며,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가진 사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워크 라이프 밸런스)을 실현하는 것도 회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우선, 급여체계 등의 인사·근무 평가 제도 설계와 더불어 노조와의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2기 내각(2013~2020년)때인 2016년 노동방식 개혁 담당 장관까지 신설하면서,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일·가정의 양립, 사회전체의 노동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기업들에게 재택근무, 주4일제 등의 도입을 독려해 왔다. 지난해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에도 포함됐던 사항이다.

일본의 초대형 은행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시오노기 제약, 통신·전자기기 대기업 NEC 등도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를 거느린 패스트리테일링 역시, 일부 정사원에 대해 급여 수준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주4일 근무를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급여 수준이 히타치처럼 모두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NEC는 근무일수가 줄어든 만큼 감액 방안도 검토 중이다. NEC는 자사 직원 2만명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한 뒤, 순차적으로 그룹 계열사 등에도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반면, 임금 감액에 대한 직원들의 불안감도 엿보인다. 일본 취업정보 회사 마이 네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0~50대 근로자 가운데 78.5%는 "수입이 줄어들면, 주4일제 근무를 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내놨다.
"수입이 줄어도 주4일제 근무를 이용하고 싶다"는 21.5%에 불과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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