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국내 중소기업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잿값 폭등과 고물가·고금리 돌입에 의한 내수침체 우려로 연일 긴장하고 있다. 당장은 비축 원자재로 버틸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생산차질 및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
1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11일 기준 톤당 3만2925달러(영국 런던금속거래소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일(1만6220달러)대비 2배(103%) 폭등한 값이다. 알루미늄, 구리 가격도 톤당 3234달러와 1만235달러로 지난해 대비 각각 49.6%, 15.3% 올랐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서도 지난해 대비 국제 원자재 가격은 70% 이상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기초체력이 받쳐주는 대기업은 유동성을 확장하고 원자재 비축량을 늘려 위기를 버틸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이 같은 사태를 장기간 버텨낼 체력이 없다.
중국의 경제수도인 상하이 봉쇄가 길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대란이 심화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상하이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항 역할을 하고 있어 수출입 경로가 막히면 국내기업 타격이 커질 수 있다.
중기업계는 코로나19 학습효과로 원자재 비축을 늘린 덕에 항구 봉쇄에 따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히지만 봉쇄조치가 장기화하면 가뜩이나 어려워진 원부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진흥공단, 중소기업중앙회 등은 어려움에 빠진 중소기업들을 위해 Δ긴급경영안전자금 지원 Δ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통한 특례보증 지원 Δ수출인큐베이터 임대료 면제 등 지원책을 내놨지만 사태해결에는 역부족이다.
원자잿값 급등에 이어 고물가·고금리 시기로 접어들면서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줄도산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기업계는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연계된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기중앙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창호커튼월협회,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회 등 18개 단체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원청사가 가격 상승분을 납품 대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에 납품단가 연동제를 약속한 대로 도입하고 대통령 직속 상생위원회 설치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납품단가 현실화"라며 "새 정부에서 반드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과 대통령 직속 상생위원회 설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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