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비대면 중요성 커져… 은행에도 디지털 인재 필요" [금융권 여성 리더에게 듣는다]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2 18:20

수정 2022.04.1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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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KB국민은행 허유심 상무 디지털콘텐츠센터장
천리안·네이버·SKB 등 경력 다양
디지털 콘텐츠와 은행업무 접목
엔지니어 등 다양한 인재 찾는중
우선순위 잘 잡는 게 리더의 능력
12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관에서 만난 KB국민은행 허유심 상무가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12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관에서 만난 KB국민은행 허유심 상무가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은행에 가면 창구에서부터 직원의 안내를 받는다. 간단한 이체부터 예·적금 등 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고 대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비대면 공간에서도 같은 서비스가 진행된다면 어떨까. 인공지능(AI) 직원이 고객을 안내하고 마주 앉아 직접 상담하고 상품 가입까지 이어진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릴 필요도 없고 은행 영업시간에 맞추느라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KB금융지주 내 디지털 콘텐츠 최고 전문가인 허유심 상무(디지털콘텐츠센터장)가 구현하고 있는 작업이다. 허 상무는 KB금융지주 디지털플랫폼총괄 산하의 디지털콘텐츠센터장을 맡고 있다.

업계에서 허 상무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던 사람'으로 통한다. 디지털 콘텐츠라는 단어가 존재하지도 않던 시절 천리안에 입사해 1세대 웹 콘텐츠 제작을 경험했고, 이후 네이버와 구글코리아 유튜브 사업을 담당하며 영화, 음악, 웹툰 등 국내외 다양한 콘텐츠들을 다뤄봤다.

허 상무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금융을 접목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허 상무는 "은행에서 판매되는 펀드 상품의 70%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비대면이 시장성 측면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비대면 공간에서 고객들이 많은 것을 원스탑으로 해결해야 한다. 비대면에서 고객의 금융 상품에 대한 이해와 소비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콘텐츠'로 도와야 하는 프로젝트"라고 역할을 소개했다.

지금은 그 직급을 뛰어 넘었지만 허 상무의 사회 초년생 시절 별명은 '허 이사'였다. 그에게 일은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허 상무는 "문제를 발견하면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가 생긴다. 문제를 지적하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허 이사라고 불렀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실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하자는 목소리를 내면 그만큼 일 부담이 늘어난다. 하지만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일을 떠안는다기 보다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허 상무 인생 2막은 임원으로서의 삶이다. CJ헬로비전 OTT사업담당 상무, SK브로드밴드 부사장을 지냈다. 민간 기업에서도 유일, 유이한 여성 리더로서의 삶을 살았다.

지치지 않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그는 "쉰다"고 대답했다. 허 상무는 "체력이 중요하다. 평소에 꾸준히 체력 관리를 한다"면서도 "중간에 힘들면 쉰다. 안식년을 갖기도 하고 휴가를 좀 길게 가기도 한다"며 "임원이 없어도 일이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된다"고 말했다.

우선순위를 잘 세우는 것도 리더의 능력으로 꼽는다. 가령 지금과 같은 새 조직에서 일이 쏟아질 때는 '투 두(To Do) 리스트' 대신 '낫 투 두(Not To Do)'리스트를 쓴다. 그는 "'오늘 할 일' 대신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추린다. 급한데 중요하지 않은 일과 급하지 않은 데 중요한 일 중에서는 중요한 일부터 한다"고 소개했다. 허 상무는 "이런 훈련들이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할 일을 제거하고 정리해 주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
또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위해 권한을 일부 나눠 주는 것도 좋다"고 소개했다.

허 상무가 이끄는 KB금융 디지털콘텐츠센터는 한창 채용 중이다.
허 상무는 "디지털은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은행 업무를 잘 아는 인재는 물론 외부 엔지니어, 디지털 전문가 등 다양한 시각 관점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인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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