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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 폭등에 꽉 막힌 돈줄... 기업들 ‘그림자 금융’에 몰린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2 18:36

수정 2022.04.12 18:36

국고채 3년물 금리 年 3% 돌파
회사채 공모수요 1조5천억 감소
ABS 등 유동화상품은 크게 늘어
채권금리 폭등에 꽉 막힌 돈줄... 기업들 ‘그림자 금융’에 몰린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3%를 돌파하면서 기업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국고채 금리와 더불어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1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회사채 무보증 3년물 금리(AA-)는 이달 11일 연 3.813%에 다다랐다. 이는 2012년 7월 5일(연 3.84%) 이후 9년9개월 만의 최고치이다. 신용등급 AA- 기준 3년물 금리가 연초 연 2.460%였던 것을 고려하면 석달여 만에 1.353%p 상승했다. 해당 금리는 12일 전날 대비 소폭 감소한 연 3.774%에 마감했다.
BBB- 등급 기준 3년물 금리는 연 10%에 가까워졌다. 연초 연 8.316%였던 BBB- 등급 금리는 12일 기준 연 9.599%를 가리키고 있다.

국내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긴축 우려감이 커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한 결과다. 또 국내 추경(50조원) 추진에 따른 적자 국채 발행 부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국내 채권 금리를 끌어올렸다.

통상 국고채 금리는 회사채, 은행채, 기업어음(CP) 등 채권 금리와 방향성을 같이한다.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지고 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렇다 보니 공모시장에서 회사채 투자 수요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 3월 한달 동안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금액은 1조2800억원(총 1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월(2조8100억원) 대비 1조5300억원 감소한 규모다. 수요예측 참여율(수요예측 참여금액/수요예측금액)은 281.1%로 전년동월(371.3%) 대비 90.2%p 감소했다.

경기침체 우려감까지 더하고 있다. 통상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 시그널로 여겨진다. 지난 11일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10년물-3년물)는 10.5bp(1bp=0.01%p)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9월 3일 (10.3bp) 이후 최소 폭이다.

조달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은 그림자 금융으로 숨어들고 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과 같은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처럼 엄격한 규제와 감독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자산유동화증권(ABS) 잔액은 이달 11일 기준 66조9934억원에 이른다. 작년 12월 말 잔액이 65조1754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석달여 만에 1조8000억원어치가 증가한 것이다.
3월 발행규모는 3조6820억원으로 2월 발행금액(1조9410억원) 대비 89.7% 증가했다. 자체적으로 공모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기업들이 증권사나 모회사의 신용보강 지원을 받아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다보니 유동화증권에서의 차환 문제가 불거질 경우 금융시스템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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