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물가에 쫒기는 바이든, 스모그 유발 휘발유까지 허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3 09:42

수정 2022.04.13 09:4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 아이오와주 멘로의 바이오 에탄올 공장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 아이오와주 멘로의 바이오 에탄올 공장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출범 이후 친환경 정책을 추구했던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선거를 앞두고 급상승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혼합 휘발유 판매를 일시 허가했다. 그는 현재 물가 상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라며 미국인의 생활이 독재자에 좌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 매체 악시오스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바이든은 12일(현지시간) 핵심 옥수수 생산지인 아이오와주를 방문해 옥수수로 바이오 에탄올을 만드는 공장에 들렀다. 그는 올해 여름에 에탄올을 15% 함유한 혼합 휘발유인 ‘E15’ 판매를 일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E15는 E10(에탄올 10% 함유 휘발유)에 비해 갤런(3.78L)당 약 10센트 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게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호주머니 속 1~2달러라고 해도 나는 사람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물가상승을 언급하고 "모든 게 오르고 있다"며 현재 물가 추세가 "푸틴의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우리는 이 도전을 긴급성을 갖고 다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인의 연료비 지불 능력이 독재자가 전쟁을 선언하고 학살을 자행하는 데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E15는 더운 여름철에 사용하면 스모그를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6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판매가 금지된 제품이지만 이번 조치로 물량이 풀리게 됐다. 미 백악관은 현재 약 30개 주의 2300개 주유소에서 E15가 판매 중이며, 이번 조치로 갤런당 10센트가량 유가 억제 효과가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조치가 바이든 정부의 지지율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오는 11월에 중간 선거를 치러야 하지만 물가 상승률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12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보다 8.5% 올라 1981년 12월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미 CBS 방송이 이달 5~8일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바이든 정부의 지지율은 43%에 그쳤다.
E15를 사용하는 주들은 중서부와 남부 지역이 많고 대부분 공화당 지지가 강한 곳이다.

한편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기조와 맞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 조치가 없다면 약 2300개의 주유소가 E15 펌프를 닫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 독재자가 다른 나라를 침공하는 이 순간 우리는 스스로 유연성을 부여하고 미국 국민의 비용을 절감하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