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브레이크 없는 ‘셀코리아’… 외국인 올들어 10조 팔아치웠다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3 18:09

수정 2022.04.13 18:09

우크라發 지정학적 리스크 원인
안전자산 선호 심리 커진데다
강달러로 환손실 증가도 한 몫
설상가상 공매도 비중 증가세
지수 하락 등 증시 부담 커질듯
브레이크 없는 ‘셀코리아’… 외국인 올들어 10조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10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셀코리아'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은 공매도 거래도 늘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월 3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총 10조6327억원을 순매도 했다. 이는 전년 동기 7조1199억원 순매도 대비 33%나 많은 수치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8조304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2조328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도세 지속 우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커진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또 달러 강세 기조로 인해 환손실 발생이 커지면서 한국 증시뿐 아니라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228.00원으로 지난 2월 말(1202.3원)과 비교해 2% 이상 상승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은 환율에 영향을 많이 받기에 당분간 외국인들의 수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에 대한 우려도 다시 되살아나면서 매도량을 줄였던 외국인들이 다시금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는 한 번에 0.5%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과 월 950억달러 한도 내의 '양적 긴축 조치' 등을 시사한 바 있다.

결국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27.1%까지 쪼그라 들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3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3월 말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은 725조 2000억원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의 매도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긴축과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우려, 원자재 가격 부담, 지속되는 외인 매도세 등을 고려할 때 지수에 본격적인 반등이 나타날 만큼 상황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공매도 확대도 증시에 부담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셀코리아' 뿐 아니라 공매도 거래도 늘리면서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4분기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29조9549억원으로, 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7년 5월 이후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올 1·4분기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도 5077억원으로 역대 최다다.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인 4280억원 대비 15%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개별 종목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251억원), HMM(181억원), 카카오뱅크(88억원) 순이다. 공매도 전면 재개가 올해 상반기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수 하락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집나간 외국인들이 다시 국내 증시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유가 하락과 달러의 약세화, 미국의 긴축 강도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도 마무리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유가하락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어야 하고, 미 연준의 긴축 강도가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