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러 에너지업체, 국제사회 제재에 결국 가동 급감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4 08:46

수정 2022.04.14 08:46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러시아 영사관 건물 밖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석유와 가스 거래를 중단하라는 문구를 조명으로 비추고 있다.AP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러시아 영사관 건물 밖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석유와 가스 거래를 중단하라는 문구를 조명으로 비추고 있다.AP뉴시스

러시아 에너지 산업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결국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를 포함한 에너지가 러시아 경제의 주요 수입원인 것을 감안할때 수출 감소로 인해 침체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작된 국제사회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 보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유정들은 감산 중에 있으며 정유업체들도 생산량을 줄이거나 국내외 수요 감소로 폐쇄되는 시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전문가들은 앞으로 수개월내 러시아의 원유 생산에서 수송에 이르기까지 업계 전반에 문제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에너지 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는 디젤유와 휘발유 등 최종생산물을 보관할 저장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수일후 한 미국과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러시아산 대신 다른 국가에서 에너지를 수입하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미국은 3월초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공급처를 찾지 못한 러시아 에너지 업계는 원유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저널은 디젤유와 휘발유 등을 생산하는 러시아의 정유업계가 지난주 들어 생산량을 하루에 170만 배럴씩 줄였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유업계는 매년 봄철이 되면 생산라인 점검을 위해 생산량을 줄이지만, 예년에 비해 감소량이 70%나 늘었다.

이 같은 상황은 러시아 정유업계가 공급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 제2 석유업체 루코일의 바기트 알레크페로프 최고경영자(CEO)는 알렉산데르 노바크 부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정유시설 가동 중단을 막기위해 기름을 화력발전소로 보내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었다고 러시아 신문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앞으로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다음 달부터 하루에 300만 배럴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러시아의 1일 원유 생산량은 1100만 배럴을 넘겼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5% 이상 생산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아직까지 서둘러 수입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IEA는 지적했다.

DNB마케츠의 헬게 안드레 마르틴센 석유전문 애널리스트는 러시아가 앞으로의 예상 생산량을 영구 상실할 위험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유를 포함한 에너지 수출이 러시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것을 감안할때 앞으로 감소가 이어질 경우 깊은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정부는 예산의 45%를 원유와 천연가스 판매로 충당됐을 정도로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국제금융연구소(IIF)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였던 지난달에만 러시아가 원유 수출로 벌어들인 총액이 121억달러(약 14조8000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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