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실종 딸, 결국 시신으로 발견
경찰, 엄마에게 딸 시신 보지 못하게 해
양부 "성폭행당한 뒤 총 맞아 사망 추정"
우크라 의원, 이웃 등 SNS에 애도 표해
OSCE "러군, 민간인 인권유린 증거 발견"
![[서울=뉴시스] 우크라이나 부차에 살던 카리나 예르쇼바(23)의 모습. 지난달 10일 실종된 예르쇼바는 결국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출처 : 레시아 바실렌코 우크라이나 하원의원 트위터) 2022.04.14.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4/14/202204141637075027_l.jpg)
[서울=뉴시스]송재민 인턴 기자 = "아내가 딸의 마지막 얼굴을 보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가까이에서 총을 맞았는지 딸의 머리 절반이 사라진 상태였어요."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마을 부차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카리나 예르쇼바(23)의 장례식. 양아버지 안드리 데레코(41)가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딸이 죽음에 대해 말했다.
안드리는 딸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관 뚜껑을 열려고 애쓰는 아내 올레나 데레코를 필사적으로 막았다고 한다. 그것이 아내가 더 큰 고통을 받는 것을 막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예르쇼바는 초밥집 직원으로 일하면서 가족과 떨어져 부차에서 친구와 함께 살고 있었다.
당시 어머니 올레나는 소셜미디어(SNS)에 "예르쇼바가 부차의 '에너지 노동자 거리'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실종됐다"며 "내 딸을 찾을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알리기도 했다.
예르쇼바는 얼마 후 그가 살고 있던 아파트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예르쇼바의 죽음은 너무 끔찍하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딸의 죽음에 대한 모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단지 러시아 군인들로부터 고문을 당해 예르쇼바의 몸에 "상처"가 있다고만 했다.
하지만 텔레그래프는 "사진을 통해 예르쇼바의 시신을 확인한 결과, 손가락이 찢어져 뼈가 훤히 드러나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양아버지 안드리는 "러시아 군인들과 몸싸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드리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예르쇼바는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맞은 듯했다. 머리 절반이 사라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 군인들이 딸을 성폭행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신 하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상체를 보고 (성폭행당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홀로스당 소속 여성 하원의원인 레시아 바실렌코도 트위터에 "카리나 예르쇼바가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애도를 표했다고 데일리메일, 미러 등 외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이어 바실렌코 하원의원은 "예르쇼바는 러시아 병사들에게 성폭행과 고문을 당한 뒤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실렌코 하원의원과 다수 외신에 따르면 예르쇼바는 16세로 알려졌지만, 텔레그래프는 예르쇼바가 지난 2월 생일이 지난 23세라고 보도했다.
예르쇼바 이웃인 올리사이 바실레츠도 이날 SNS를 통해 "러시아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제 친구의 딸인 예르쇼바를 살해했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나는 예르쇼바에게 몇 년간 영어를 가르쳐왔다. 그는 매우 밝고 똑똑한 소녀였다"고 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날 11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인권을 유린하고 국제인도법을 위반했다는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보고서는 "러시아군이 가장 기본적인 인권조차 유린했음을 시사하는 '신뢰할 만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대부분 러시아군이 실효적으로 지배한 곳이나 통제하고 있는 단체 하에서 이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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