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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외주식 마이너스인데… 작년치 역대급 양도세에 울상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7 18:16

수정 2022.04.17 18:16

서학개미 내달 양도세 신고·납부
작년 매수 톱10 종목 수익률 72%
250만원 넘는 차익땐 22% 세금
하락장서 받아들 청구서 '씁쓸'
올 해외주식 마이너스인데… 작년치 역대급 양도세에 울상
#. 40대 직장인 A씨는 내달 납부해야 될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때문에 속이 쓰리다. 지난해 테슬라, 루시드,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2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결과 400만원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내게 됐기 때문이다. 올들어 테슬라(-17.90%)와 엔비디아(-29.42%) 등 보유 종목들이 두자릿수로 추락하면서 해외주식 계좌에 수백만원 손실이 나고 있는 상황에서 한달 월급분을 고스란히 토해내야 하다니 아깝단 생각만 든다.

지난해 미국 증시 상승장에 수익을 본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할 시기가 내달로 다가왔다. 지난해 서학개미들의 외화증권 보관·결제금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납부 대상자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증권 결제금액과 보관금액이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미국 증시 활황 덕분에 수익률도 양호한만큼 올해 납부해야 할 양도소득세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금액(매수·매도 합산)은 4907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1.7% 증가했다.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3984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00.9% 급증했다.

수익률도 상당했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10개 해외 종목의 평균 수익률(상장지수 상품 제외, 신규 종목은 상장일 시가 기준)은 72.38%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한 전기차업체 루시드가 280.11% 급등하며 상위 종목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거뒀고 반도체업체 엔비디아 역시 세자릿수 수익률(125.28%)을 자랑했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22.67%)를 제외하고 나머지 종목들 역시 23~65%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 활황 덕에 고수익을 올린 이들이 많아지고 거래량도 폭발하면서 올해 양도소득세 납부 대상자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주식 투자는 사고팔아 얻은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대주주(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가 아니면 양도세가 없는 국내 주식 투자와 달리 소액주주라도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결제일 기준으로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거래한 해외주식의 손익을 합친 뒤 매매 차익이 250만원이 넘으면 과세 대상이다. 세율은 22%(지방소득세 2% 포함)다. 예를 들어 해외 주식을 팔아 번 돈이 2000만원이면 250만원을 공제한 1750만원에 양도세 22%를 적용해 385만원을 내면 된다.

전문가들은 양도소득세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을 경우 가산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증권사들은 기존 고객 편의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신고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25일까지 '뱅키스' 고객 대상으로 양도소득세 신고서 작성 및 접수 등 관련 업무 일체를 무료로 처리해준다.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15일까지 양도소득세 무료 신고대행 서비스에 종합소득세, 증여세 신고대행 서비스까지 시행한다.


신고 기간 내 납부하지 않으면 가산세가 붙는다. 실제보다 적게 신고할 경우 10%, 미신고시 20%다.
여기에 납부불성실 가산세가 1일당 0.0025%씩 붙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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