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골목상권 희망의 목소리…"알바 뽑았어요" [현장르포]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7 18:55

수정 2022.04.17 18:55

엔데믹 경제 훈풍
거리두기 전면해제
상점·식당가 손님 몰리며 기대감
"이달부터 적자 피할 수 있겠죠"
"손실보상 서둘러달라" 쓴소리도
"바로 어제부터 알바생 한 명 뽑았어요."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홍모씨(54)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께 홍씨의 술집은 식사시간이 아닌데도 손님들로 가득 찼다. 홍씨는 "거리두기를 풀었다가 줄였다가 반복해서 사람을 새롭게 뽑을 수 없었다"며 "이번에 인원과 거리두기가 풀려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부터 전면 해제되면서 자영업자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늘어난 영업시간을 대비해 아르바이트생을 새로 뽑는 등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문화가 변화돼 예전만큼의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달부터 적자 면해"

이날 오후 홍익대학교 거리는 사람으로 북적였다. 홍대 젊음의 거리에는 수백명의 시민이 모여 댄스 버스킹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버스킹 공연은 4월 초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2년여 만에 시작된 공연이다.

정부는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과 10명까지 허용되던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18일부터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다. 299명까지 허용되던 행사와 집회, 수용가능 인원의 70%까지만 허용되던 종교시설 인원 제한도 동시에 없어진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1개월 만에 해제되자 자영업자들은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홍대 인근에서 라멘집을 운영하는 심모씨(35)는 "라멘집 특성상 심야 손님들이 매출의 20%를 담당하고 있다"며 "이달부터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실보상제 도입 시급"

다만 비대면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요식업계가 다시 대면 위주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마포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김모씨(42)는 "최근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홀 매출이 크게 늘지 않았다"며 "대다수 매출은 배달 위주로 채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영업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비싼 임대료도 문제다. 홍대 인근에서 문화부동산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메인상권은 그럭저럭 버티는데 뒷골목 쪽은 빈 가게가 많다"며 "최근 그나마 메인상권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씨(35)는 "영업제한을 풀어주는 것은 환영하지만 우는 아이 사탕으로 달래주는 꼴에 불과하다"며 "하루빨리 손실보상제가 도입돼야 정상화가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호 공약인 50조원 이상의 재원 투입으로 소급적용을 포함한 온전한 손실보상 및 방역지원금 상향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의 온전하고 신속한 손실보상을 위해 온 힘을 모아줄 것을 정치권에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5월 중 초중고 정상등교…활기 찾은 대학상권
초중고는 이르면 5월부터 정상등교를 시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새 학교 방역지침을 5월 1일부터 바로 적용할지,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가 해제되는 5월 23일부터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5월 이후 새 학교 방역지침이 적용되면 그동안 금지됐던 코로나19 확진 학생의 지필고사 응시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 학생은 방역당국의 확진자 격리 의무 지침에 따라 중간·기말고사를 치를 수 없었다. 그러나 5월 23일부터 확진자 격리 의무 조치가 해제되면 대개 6월 말 7월 초 치러지는 기말고사부터는 코로나19 확진 학생도 응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구체적 내용을 담은 '학교 일상회복 추진방안'을 오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거리두기 완화로 대학가 상권도 다시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지난 3월 대학들이 대면수업을 진행하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이던 신촌·건대·숙대입구 등의 상권은 최근 상가 임대차 거래도 정상화되는 등 기대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창천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죽음의 도시 같았던 대학 인근이 대면수업으로 전환한 데다 거리두기가 없어져 상권도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노유정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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