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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 "설경구 형과 만남은 축복… 나도 그런 선배 되고싶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8 19:02

수정 2022.04.18 19:02

넷플릭스 영화 '야차' 박해수
아시아 배경 첩보액션물서 검사역 맡아
"연이은 흥행에 부모님이 좋아하셔"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야차'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야차' 넷플릭스 제공
"제겐 축복받은 해." '오징어 게임'이후 다시 넷플릭스 영화 '야차'로 돌아온 박해수(사진)가 "'오징어 게임'과 함께 태어난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고 '오징어 게임'으로 사랑도 많이 받았다"며 "정말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신나는 한 해였다"고 지난해를 돌이켰다.

신원호 PD의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년)로 스타덤에 오른 박해수는 당시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10년차 신인이었다. 37살에 이 드라마로 제2회 더 서울어워즈 드라마 남우신인상 수상에 이어 이듬해 영화 '양자물리학'(2019년)으로 제40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그는 유난히 넷플릭스와 인연이 깊다. '사냥의 시간'을 비롯해 '오징어 게임'과 '야차'로 글로벌 관객을 만났고, 차기작 '종이의 집' '수리남'도 넷플릭스 공개를 앞뒀다. '넷플릭스 공무원'이라는 수식어에 박해수는 "연극한다고 혼내시던 부모님이 특히 좋아하신다"며 웃었다.


'야차'는 아시아를 무대로 펼치는 한국형 첩보액션물.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 설경구와 호흡을 맞췄다. 설경구는 앞서 박해수에 대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술 한 잔 들어가면 해맑은 소년 같다"고 칭찬했다. 설경구를 향한 박해수의 사랑 고백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경구 형님은 내게 배우 이상의 존재"라며 "제 삶에서 그를 만난 것 자체가 큰 복이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작품 안팎으로 모든 것을 안아줬다. 내겐 마치 연인과 같다"고 부연했다.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에 이어 설경구까지 쟁쟁한 선배들을 상대하기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박해수는 "실제로 만나기 전엔 정말 부담됐다"며 "리딩할 땐 너무 떨리고 긴장돼 손에 땀일 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선배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내게 다가와줬다. 나도 나이가 들면 그들과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강인한 듯 나약해 보이는 이미지와 관련해선 "멘탈이 약하다"며 "멘탈을 다잡기 위해 운동을 많이 하고, 캐릭터 준비도 많이 한다"고 답했다. 가수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를 즐겨 듣는다는 그는 "10대 시절부터 애정했던 노래고 연기 시작할 당시 내게 힘을 주기 위해 많이 들었다"며 '후회하고 있다면 깨끗이 잊어버리라'는 가사를 특별 언급했다.

이날 인터뷰에선 박해수가 '오징어 게임'으로 겪었던 다양한 뒷얘기가 오갔다. '오징어 게임' 덕에 난생 처음 미국에 가봤다는 그는 "정말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그렇다고 내가 글로벌 스타라는 생각은 안 든다"고 했다.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시상식에서 이정재·정호연이 남녀주연상을 받았을 당시엔 "처음엔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되냐는 생각도 들었지만, 외국의 유명 배우들 사이에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정재 선배와 호연씨의 이름이 불리자 정말 행복했다"고 돌이켰다.

당시 그는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평소 좋아하는 배우라 정말 용기를 내 먼저 다가갔다"고 했다. 컴버배치가 영국 국립극장에서 올린 연극 '프랑켄슈타인'을 NT라이브로 본데다 동명의 연극이 한국에서 공연될 때 박해수가 그와 같은 배역을 연기한 것. 박해수는 "당신 연극을 봤다, 나도 너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했더니 컴버배치가 너무 놀라며 나를 안아줬고 네가 나보다 더 잘했을 것 같다는 말도 해줬다"며 즐거워했다.

현지에서 체감한 K콘텐츠의 위상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미국에서 나를 알아봐주셔서 신기했다.
그런데 (시청자들이) 내 역할을 악역이라고 생각해서 그건 별로였다. 악역이 아니라고 몇 번이나 설명했는데"라며 웃었다.
또 "우리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세계 시청자에게 가 닿을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과 감사함 그리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글로벌 작품을 하기보다 우리가 해오던 작품을 꾸준히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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