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암세포를 면역세포가 잘 침투하게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9 12:00

수정 2022.04.19 12:00

KIST 이상희 박사팀, 새로운 면역항암제 개발
실험쥐에 개발 물질 투여해 암세포 억제 효과
추가 약물 투여하지 않아도 암세포 성장 억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창의연구단 이상희 박사팀이 개발한 물질이 면역세포를 자극시켜 선천면역 반응을 활성화시키고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있다. K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창의연구단 이상희 박사팀이 개발한 물질이 면역세포를 자극시켜 선천면역 반응을 활성화시키고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있다. K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를 면역세포가 잘 침투할 수 있게 만들어 암세포 성장을 차단하는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했다. 이 면역항암제를 암에 걸린 실험쥐에 투여해 실험한 결과 20%의 실험쥐는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

연구진은 향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방사선치료, 화학요법 등 기존 표준치료와 연계된 병용 치료요법, 나아가 항암을 위한 단독 투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과학창의연구단 이상희 박사팀이 한국화학연구원(KRICT) 감염병치료제연구센터 김혜진 박사팀과 함께 인터페론 유전자 촉진제로 불리는 새로운 'STING' 작용제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STING은 DNA 병원체를 인식해 인터페론을 분비하고 선천면역 반응을 조절한다.

이상희 박사는 "아직도 항암제 개발이 제한적 분야가 많지만, 이번에 개발한 면역항암제가 뇌종양 등 임상에서 면역항암제 적용이 제한적인 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전략 개발의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이 물질은 STING 단백질 활성화를 통해 인터페론 등의 사이토카인을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면역세포인 T세포를 매개로 한 선천면역 반응을 이끌어냈다. 활성화된 선천면역 반응은 종양의 면역표현형을 바꿔 T세포에 대한 반응성이 낮은 종양을 반응성이 높게 변화시켰다. 즉, T세포가 암세포에 잘 침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암에 걸린 실험쥐에 0.015~1.5㎎/㎏의 매우 적은 양의 STING 작용제를 투여한 결과, 실험쥐의 암세포 성장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특히 이 면역항암제를 투여한 실험쥐 중 20%는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 또 실험쥐에 암세포를 재이식해 암 재발을 유도했다.
하지만 추가적 약물 투여없이도 암세포 성장이 억제되거나 아예 자라지 않는 매우 우수한 항암 효능을 나타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뿐만아니라 이번에 개발한 물질은 정맥주사로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기존의 STING 작용제는 종양에 직접 투여하지 않으면 효과가 미미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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