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통계청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아내가 주로 가사·돌봄' 68.9% "관행 여전"
2030대 남녀 성불평등 인식격차 여전히 커
19일 여성가족부의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5년 전 조사에 비해 '남성은 생계부양, 여성은 자녀양육'이라는 전통적 성역할 고정관념이 크게 완화됐다.
'가족의 생계는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한다'에 동의하는 비율은 42.1%에서 29.9%로 감소했고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자녀에 대한 주된 책임은 여성에게 있다'는 인식도 53.8%에서 17.4%로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인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돌봄 부담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내가 주로 가사·돌봄을 부담한다는 응답이 68.9%에 달했고 맞벌이인 경우에도 60% 이상이 아내가 가사와 돌봄을 맡았다.
맞벌이 가정의 돌봄시간은 남성 0.7시간, 여성 1.4시간으로 여성이 2배 길었다. 특히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경우 남성 1.2시간 여성 3.7시간으로 3배 이상 차이났다. 코로나 이후 남녀 모두 돌봄 활동이 증가했으나 남성에 비해 여성이 더 많이 증가했다. 특히 30대, 40대 여성의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최문선 여가부 여성정책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성평등에 대한 개별적인 인식 수준은 많이 높아졌지만 조직의 문화나 관행이 인식을 따라갈 만큼 바뀌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시작된 부부동시육아휴직제 등의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대 여성은 73.4%, 30대 여성은 76.8%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한 데 비해 20대 남성은 29.2%, 30대 남성은 40.7%만 동의했다. '사회가 남성에게 불평등하다'고 대답한 20대 남성은 24%로 4명 중 1명 꼴이었다. 30대 남성은 19.3%가 동의했다.
여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에는 남녀 모두 80% 이상의 공감대를 보였다. 다만 청소년과 20대 남성에서만 70% 미만으로 낮게 나타났다.
국민이 생각하는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성불평등 문제는 여성의 경력단절(28.4%), 고용 성차별(27.7%), 여성폭력(14.4%), 남성의 돌봄 참여(12.5%)순이었다. 특히 30대 여성은 경력단절 문제를 1순위로 꼽았다. 20대 남성은 '온라인 성별혐오와 공격'을 경력단절에 이어 해결해야 할 문제 2순위(48.0%)로 꼽았다.
불법촬영 피해의 경우 20~30대 여성 74.1%가 불안하다고 응답했으며 남성은 30~50대(30대 40.2%, 40대 43.7%, 50대 44.6%)에서 높은 불안도를 보였다. 이는 최근 남성 피해자가 늘고 있는 '몸캠피싱'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마 연구위원은 "남성이 불법촬영물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당하게 되는 피싱이 적지 않다. 지난해 남성의 피해경험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여성의 경력단절과 돌봄 부담 해소, 디지털 성범죄 등 여성폭력 문제 개선 가속화 등 성평등 사회 실현을 촉진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이고 꾸준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통계청이 지난해 9∼10월 전국 4490가구 8358명(여성 4351명, 남성 4007명)을 방문면접·자기기입·인터넷조사하는 방식으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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