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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에 중기대출 부담 가중… ‘2%대 이자’ 씨 말랐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9 18:36

수정 2022.04.19 18:36

중기대출금리 평균 3% 넘어서
대부분 만기 1년 이내 단기상품
가계대출대비 금리인상 직격타
코로나에 규모 늘어 부담 클듯
금리인상에 중기대출 부담 가중… ‘2%대 이자’ 씨 말랐다

#. 김포에서 건축자재 도매업체를 운영중인 A 사장은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영세 법인을 운영중인 A사장은 6년전 주거래은행에서 신용보증기금 보증서를 담보로 빌린 3억원을 1년씩 연장하면서 쓰고 있다. 최근 은행에서 만기 연장 연락을 받았는데 지난해 연 3.2%였던 대출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연 4.4%까지 상승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은행에서는 코로나19로 매출액이 감소한 게 확인되면 우대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지난해 수익은 줄었으나 원자재 값 상승으로 매출 총액이 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중소기업들의 대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가계대출과 달리 1년 만기 운영자금이 많아 시장 금리 인상이 바로 반영되는 구조라서 중기의 부담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중소기업 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4차례 인상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50%까지 끌어올렸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 역시 상승했다. 은행연합회 금리 공시에 따르면 국내 주요 5대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NH)의 지난해 1~3월 중소기업 담보대출 금리는 2.34%~4.74%였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올린 후인 8월~10월 중소기업 담보대출 금리는 2.45%~4.73%로 상승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대출금리는 2.85%~5.39%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신용등급이 우량한 중소기업도 담보, 신용 대출 모두 평균 3%가 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실행되는 중소기업 대출 중 담보, 신용대출 모두 2%대 금리를 찾기는 어렵다"며 "만기가 끝나 연장하는 대출이나 신규 대출은 모두 3%가 넘는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1년 만기 운영자금이 대부분으로 인상된 금리가 바로 반영돼 이자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담보대출은 만기가 20~30년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이와 정반대"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의뢰로 연구된 '인플레이션 양적완화 축소 및 금리 인상의 영향과 향후 중소기업 지원정책 방향 연구'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중소기업들의 평균 이자비용은 2123만원 증가한다. 정책자금을 지원받을 경우 한정된 것으로 그렇치 않은 경우 부담이 더욱 커진다.

금리인상 뿐 아니라 중기대출도 크게 늘어나 부담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각각 전월대비 1월에 9조 2000억원, 2월에 5조 6000억원, 3월에 7조 7000억원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3월 기준으로는 지난 2009년 6월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지난달 중소기업 은행 대출잔고는 908조 9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17년 3월 600조 5000억원에 비해 308조 4000억원(51.5%)이나 증가했다.


임영주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 실장은 "코로나19 회복 효과가 밑바닥 경제까지 내려오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금리 인상기에 맞는 더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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