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韓 R&D 투자는 세계 2위, 성과는...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0 14:38

수정 2022.04.20 14:38

대기업 R&D 지원으로 효율성 높여야
정부공공 대 민간부문 R&D 추이, 민간부문 R&D 투자 연평균 증가율. 전경련 제공
정부공공 대 민간부문 R&D 추이, 민간부문 R&D 투자 연평균 증가율. 전경련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전세계 최상위권이지만 성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기업 정책 지원을 통해 R&D 효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01~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R&D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01년 2.27%, 9위에서 2020년 4.81%로 이스라엘(5.44%)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2001~2020년 한국의 R&D 투자비중 증가폭은 2.54%p로 OECD 평균 0.53%p의 4.8배이며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2020년 국내 R&D 투자는 총 93조1000억원 규모로 민간이 71조3000억원, 정부·공공이 21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민간이 전체 R&D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6%에 달했다.


하지만 2001~2020년 민간부문 R&D 증가율을 5년 단위로 구분해서 보면 2000년대에는 11.4%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2011년 이후 R&D 증가율은 한 자릿수(7.5%)로 둔화된 이후 답보 상태다.

특히 글로벌 최상위권인 R&D 투자 규모에 비해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의 2019년 연간 특허 건수는 3057건으로 OECD 37개국 중 4위 수준이지만 R&D투자 100만달러당 특허 건수는 2019년 0.03건으로 OECD 37개국 중 11위에 그쳤다. 겉으로는 특허 건수가 많게 보이나 투자 금액에 비해선 적다는 의미로, 국내 R&D 투자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R&D 투자의 경제적 성과를 나타내는 R&D 대비 지식재산사용료 수입 비중도 2018년 9.9%로 OECD 평균 27.7%에 크게 못미쳤다.

OECD 평균과의 격차는 2010년에는 9.8%p였으나 2018년에는 17.8%p로 벌어졌다. 자료 비교가 가능한 OECD 24개국 중 순위도 2010년 이후 매년 13~15위 수준에 머물렀다.

민간 R&D를 활성화하고, R&D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20년 기준 기업 R&D 투자의 61.4%를 차지하는 대기업 R&D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경련의 진단이다.

지난해 한국의 중소기업 R&D 지원율은 26%로 OECD 평균 21%보다 높았으나 대기업 R&D 지원율은 2%로 OECD 평균 17%와 차이가 컸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R&D 정부지원율의 차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은 24%p(중소기업 26%-대기업 2%)로 OECD 37개국 중 콜롬비아(34%p) 다음인 두번째였다. OECD 국가들의 평균 정부지원율 격차는 4%p 수준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의 R&D 투자는 정부·공공 R&D보다 국내 총요소 생산성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큰 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며 "민간 R&D를 선도하고 있는 대기업에 대해 세제지원 등을 강화해 국내 R&D에 활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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