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송영길·박주민 컷 오프"에 '쪼개진' 민주당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0 17:23

수정 2022.04.22 09:10

전략공천위, 송영길·박주민 '컷 오프' 방침에
송영길 "이재명 정치복귀 반대하는 선제타격"
'친이재명' 정성호도 "계파적 이익 추구" 비판
윤호중-박지현 포함 비대위가 최종 결정키로
계파 갈등 심화에 누가 돼도 '후유증' 우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4.18. 뉴시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4.18. 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6 ·1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6 ·1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박주민 제1소위원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박주민 제1소위원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선 기간 '원팀'을 외쳤던 더불어민주당이 6.1지방선거 서울시장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으로 계파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략공천위원회가 송영길 전 대표, 박주민 의원을 컷 오프(공천 배체)키로 한 가운데 '친이재명계' 신흥 주류가 강력 반발하면서다.

의결권을 갖고 있는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략공천위 결정과 당 내 목소리를 고려해 컷 오프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전날 전략공천위의 송 전 대표, 박 의원 컷 오프 결정을 기점으로 계파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전략공천위는 전날 회의를 통해 송 전 대표, 박 의원의 컷 오프를 결정했다. 이원욱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쟁력은 우위가 아니고 부작용만 큰 후보군을 우선 배제한 고심 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략공천위 결정은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이 지적했던 명분 없는 출마가 가져올 부작용, 전국 선거에 미치는 악영향뿐 아니라 최근 인천에서 주목되는 지지율 저하, 여러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를 종합한 것"이라며 "혁신 공천을 흔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전략공천위가 결정할 사안인지 의문"이라며 반발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략공천위는 전략공천할 사람을 정하는 곳이지 누구를 배제한다는 결정을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대선에 책임지고 출마를 못한다는 논리는 이재명 전 후보의 대선 패배 책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런 의미에서 "이재명 정치복귀 반대하는 선제타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당 내 여러 의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제가 사랑하는 민주당이 혼란을 잘 수습해서 비대위가 현명한 결정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과 '친이재명계' 의원들도 반발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당원과 서울시민 그리고 국민을 모두 외면한 결정"이라며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충북도지사로 단수 공천된) 노영민 후보도 탈락시키든지, 그것을 못하겠다면 서울은 예비후보 모두가 참여하는 경선을 해야 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SNS를 통해 "기본적인 공정과 정의마저 무시하는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오직 내 정치적 생존과 이를 담보할 계파적 이익만 추구한다면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친이재명계 김남국 의원도 "전략공천위 잘못된 결정을 반드시 비대위가 바로 잡기를 바란다. 원칙대로 다시 경선을 하자"고 주장했다.

이처럼 친이재명계 주류 세력이 반발하면서, 당 내 갈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윤호중호' 비대위 출범 당시에도 불거졌던 당 내홍이 서울시장 공천을 계기로 다시금 터져 나오는 모양새다.

비대위에서는 서울시장 공천을 추가 논의키로 했지만,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공동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의 필승 카드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동원해서 서로 의견을 내고 있는 것이니까 그걸 전부 종합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며 이날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당 내 갈등을 봉합할 확실한 구심점이 없다는 점에서 계파 갈등이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