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커가는 전기차 시장…정유사들 '전기차 윤활유' 사업 속도

뉴스1

입력 2022.04.21 06:25

수정 2022.04.21 06:25

에쓰오일 전기차 전용 윤활유 '세븐 EV'(에쓰오일 제공) © 뉴스1
에쓰오일 전기차 전용 윤활유 '세븐 EV'(에쓰오일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정유업체들도 '전기차 전용 윤활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과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를 출시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윤활유는 차량 부품의 마모를 방지해 부품의 효율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한다. 특히 전기차용 윤활유는 배터리와 모터, 기어 등 핵심 부품의 열을 식혀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고 차량 내부에서 불필요하게 흐르는 전기를 차단하는 절연 역할도 한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윤활기유사업 계열사인 SK루브리컨츠는 지난 2013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용 윤활유를 공급하는 등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전기차용 윤활유 판매량은 연평균 33% 증가했으며 지난해엔 전년의 2배를 넘는 130만대 분량을 팔았다.


GS칼텍스는 지난해 6월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인 킥스 이브이(Kixx EV)를 내놨다. 부품 마모를 방지하는 전기차용 트랜스미션 윤활유는 국내 전기차 제조사에 납품하고 있고 배터리의 열을 냉각하는 냉각계 윤활유도 개발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0월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인 '에쓰오일 세븐 이브이(S-OIL SEVEN EV)를 출시했다. 에쓰오일은 서울 마곡 기술개발센터에서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하반기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정유 4사가 전기 윤활유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국내 윤활유 시장 성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자동차용 윤활유 판매량은 2016년 36만6420kL에서 2020년 33만3948Kl로 5년 간 연 평균 2.3% 줄었다. 업계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성숙한 데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더 이상 내연 자동차 신규 등록이 크게 늘어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면 전기차 윤활유 시장은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2020년 1000만리터에서 2025년 6000만리터로 6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선 윤활유, 냉각수 등 전기차 유체 시장이 지난해 7억4900만달러(9256억원)에서 2030년 86억4400만달러(10조6822억원) 규모로 크게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용 윤활유 가격은 내연기관 윤활유보다 10~20% 비싸다. 하지만 교체 주기는 10만km로 내연 자동차 교체주기인 7000~1만km보다 10배 이상 길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이나 중장비 등 시장이 정점에 왔기 때문에 더 이상 윤활유 시장이 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기차용 윤활유도 내연기관용보다 교체 주기가 길기 때문에 한계가 올 것이다.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의 전환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선 윤활유의 냉각 기능을 활용해 열관리가 필요한 데이터센터, 전기차 충전기,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달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사와 고품질 윤활기유를 활용한 냉각유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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