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세훈, 세운상가 재개발…1000억짜리 '박원순표 공중보행로' 뽑는다(종합)

뉴스1

입력 2022.04.21 15:11

수정 2022.04.21 15:40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운상가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서울시 제공).©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운상가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서울시 제공).© 뉴스1


220421 녹지생태도심 현장 기자설명회 21일 세운상가에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전략 현장 기자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설명회를 마치고 세운5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2.04.21. [이승환기자] © News1 이승배 기자
220421 녹지생태도심 현장 기자설명회 21일 세운상가에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전략 현장 기자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설명회를 마치고 세운5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2.04.21. [이승환기자]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박승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피 눈물을 흘렸다'고 저격했던 세운상가를 재개발하고 지상에 공원을 조성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21일 발표했다.

6·1 지방선거 직전에 발표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은 서울의 중장기 계획인 동시에 오 시장의 선거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해야 올해 하반기 공론화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구역별 정비 사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다.

오 시장은 세운상가를 중장기적으로 확보한 뒤 단계적 녹지축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상에는 도심 공원을, 지하 공간에 상가와 주차장 등 입체 복합 공간을 조성하고 지하철역 등과 연결해 지하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우선 상가군을 매입한 뒤 기부채납을 유도하고, 소유주 지분 참여 방식의 공동 재개발 추진을 고려하고 있다.

오 시장은 "정비 사업 과정에서 상가군 중 전부 또는 일부, 개별 매입 후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면 그 공간은 녹지로 만들 것"이라며 "조례도 만들고, 준비 작업이 필요해 5~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임 시장 시절 1000억원을 들여 만든 공중보행로도 철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공중보행로가 이제 겨우 완성돼 활용이 임박했지만, 철거돼야 할 운명"이라며 "계획을 실현하려면 공중보행로가 대못이 될 수밖에 없고, 대못은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바로 허물지 않고 10년 정도는 쓸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상가군을 통째로 매입 완료하고, 영업 중인 임차인 소유자가 퇴거를 해야 허물 수 있어 아마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운지구는 2006년 오세훈 시장의 취임 개발공약 1호 지역이었다. 2009년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주변 8개 구역 통합개발을 골자로 한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했지만,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인 2014년 도시 재생을 중심으로 재정비 촉진 계획이 변경됐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세운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그는 "10년 전 퇴임할 때 10년 정도 원래 계획대로 실행했다면 서울 도심의 모습은 상전벽해의 모습으로 바뀌었을 것"이라며 "8월 초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 종로2가부터 동대문까지 내려다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올해 2월 출입기자단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도 "10년 전 이 지역 전체를 8개로 나눠서 세운지구를 중심으로 세운상가 건물을 녹지축으로 해서 1단계 사업을 완료했다. 창경궁부터 종묘는 율곡로 개선사업을 통해 녹지 면적이 이어지도록 했다"며 "이를 순차적으로 남산까지 넓혀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형태로 북악산부터 창경궁 종묘 남산까지 녹지축이 있고, 이어서 용산공원 거쳐 한강까지 남북으로 녹지축을 만들게 되면 서울시가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역사성을 가진, 비즈니스 타운으로도 만들 수 있다"며 "이런 방법을 제시해 놓고 퇴임했는데 지난 10년간 다 모습이 흐트러졌다"며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