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배달비 폭탄에 뿔난 음식점 사장님, 이 앱으로 몰린다

뉴시스

입력 2022.04.21 16:54

수정 2022.04.21 16:54

기사내용 요약
"배달비에 광고비 빼면 인건비도 안남아"…배달앱 탈퇴 러시
누적 가입자 2200만명 당근마켓 '맛집' 무료 서비스로 몰려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39)는 지난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 앱에서 탈퇴했다. 치솟는 배달료 부담에 치킨 한 마리를 팔아도 남는 게 없다 보니 아예 배달을 포기하고, 포장 주문 중심으로 영업을 바꾸려는 것이다. 김 씨는 이용자 수 1000만 명이 넘는 중고 플랫폼 당근마켓에 가게를 처음 등록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 앱의 높은 배달비와 광고비로 업주 불만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반사 이익으로 뜨는 앱이 있다. 바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의 '맛집' 카테고리에는 현재 내 위치에서 등록한 다양한 맛집을 검색해 주문할 수 있다.
앱애서 위치와 후기를 본 뒤 직접 전화나 채팅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소비자가 포장된 음식을 직접 가져가는 방식이다. 앱으로 주문하고 집으로 배달해주는 배민이나 쿠팡이츠·요기요 같은 배달 앱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업주와 소비자 모두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동네 가게들과 손님을 연결해주는 당근마켓 '비즈프로필'에는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동네 가게 게시글 중 '포장' 관련 글들이 지난해보다 2배나 늘었다. 지난 2~3월에도 포장 관련 게시글이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당근마켓은 배달 앱 이용료가 부담스러운 업주들에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포장 주문 시 할인 해주는 방법으로 손님들을 모으고 있다.

맛집을 등록하는 비즈프로필 서비스는 무료다. 누구나 판매 상품·서비스를 소개하고 새로운 메뉴나 이벤트 등 다양한 소식을 동네 고객에게 알릴 수 있다. 배달 앱을 통해 1만원짜리 음식을 팔아도 남는 돈이 2400원이 안되다 보니 업주들 반발이 커지며 당근마켓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당근마켓 '맛집 서비스'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난 건 최근 배달의민족이 '단건배달' 수수료를 개편한 이후부터다. 배민1(단건배달) 가맹 업주들은 1만원짜리 음식을 팔아도 배달료로 떼어가는 금액이 무려 77%에 달하는 7678원이라고 비판한다. 배민 탈퇴 운동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와중에 배민이 오는 28일 새로 출시하는 '우리가게 클릭' 광고 상품을 공개하면서 업주들의 반발은 더 거세지고 있다. 배민의 새 광고 상품은 실제 음식 주문과 상관없이 고객들의 '클릭 수(가게 조회 수)'에 따라 광고비를 받는 구조다.
업주가 배민 측에 광고비 5만~300만원을 먼저 내면 소비자가 클릭할 때마다 200~600원을 차감한다.

배달 앱을 탈퇴한 음식점 업주들은 누적 가입자수 2200만 명을 넘은 당근마켓의 '맛집' 무료 서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배달비 과다 논란 이후 비즈프로필에 등록하려는 가게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배달비 부담에 포장 주문을 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어 업주들이 각종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가게 홍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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