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흔들리는 넷플릭스, 토종 OTT엔 기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1 19:19

수정 2022.04.21 19:19

가입자 수 감소에 주가 급락
진흥법 제정 등 지원책 절실
넷플릭스는 19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전세계 유료 가입자 수가 20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20일 넷플릭스 주가는 전날대비 35% 폭락했다. 사진=뉴스1
넷플릭스는 19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전세계 유료 가입자 수가 20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20일 넷플릭스 주가는 전날대비 35% 폭락했다. 사진=뉴스1
넷플릭스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를 기록하면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급락했다. 전날 대비 35%나 폭락했으며 장중 40% 가까이 빠져 하루 최대폭 하락 기록을 18년 만에 갈아치웠다.


넷플릭스의 진격은 그동안 놀라웠다. 서비스 초기였던 2016년 가입자는 전 세계 7000만명대였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힘입어 팬데믹 첫해(2020년) 가입자는 2억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가입자 수 정체를 겪긴 했으나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20% 가까이 증가한 36조원에 달했다.

넷플릭스의 성장성은 이제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후발주자의 역동적 추격으로 난관에 봉착했다는 것이 월가의 분석이다. 이날 쇼크에 대해서도 월가에선 "성장기업이 그 성장성을 잃었을 때 발생하는 일을 보여주는 전형"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넷플릭스가 여러 복안을 추진한다 해도 기존의 넘볼 수 없었던 지위는 예전 같을 수 없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우월한 실적과 달리 국내 OTT는 그간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연합해 만든 토종 OTT 1위 웨이브는 지난해 558억원이나 영업손실을 봤다. 2위 티빙은 76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쿠팡플레이, 시즌, 왓챠 등도 마찬가지다. 자본력과 콘텐츠 물량 면에서 넷플릭스와 상대가 안됐기 때문이다.

토종 OTT 업체들은 적자를 각오하며 지금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OTT 시장 전체 전망은 여전히 양호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는 2025년 국내 OTT 시장 규모를 약 2조원으로 내다봤다. 여기서 투자를 멈추면 넷플릭스와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국내 시장 전체를 외국사에 뺏길 수도 있다.

넷플릭스의 흔들리는 독점 지위는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토종 OTT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업체 간 협업과 연대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야 해외진출도 순조롭다. 정부의 정책지원도 동시에 수반돼야 한다. 필요하다면 진흥법을 제정할 필요도 있다. 미국, 프랑스 등 해외에선 콘텐츠 제작비용의 20~30%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
우리의 경우 이에 한참 못 미친다. 콘텐츠 제작능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리가 뛰어나다.
이제 콘텐츠 플랫폼 강국으로 갈 수 있게 토대를 정비해야 한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