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북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소형 전술핵 탑재, 게임체인저 되나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4 17:09

수정 2022.04.25 11:33

북 올 13번째 도발, 25일 인민군 창설일 대규모 열병식 정황
[파이낸셜뉴스]
지난 16일 북한 신형 전술 유도 무기 발사 장면. 지난 17일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어제 16일 오후 6시쯤 북한이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며 "북한의 발사 동향과 관련해서 한·미 연합으로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들어 13번째 도발이다. 사진=통일의 메아리 캡처
지난 16일 북한 신형 전술 유도 무기 발사 장면. 지난 17일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어제 16일 오후 6시쯤 북한이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며 "북한의 발사 동향과 관련해서 한·미 연합으로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들어 13번째 도발이다. 사진=통일의 메아리 캡처
지난 17일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어제 16일 오후 6시쯤 북한이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올들어 13번째 도발이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발사체는 정점고도 약 25㎞, 비행거리 약 110㎞, 최고 속도는 마하 4.0(음속의 4배, 초속 1360m) 이하로 탐지됐다.

앞서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오후 6시께 김정은이 참관 아래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이 무기체계는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갖는다"고 17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술핵이 한반도의 군사력 균형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전략핵무기'만으로는 상대방의 모든 인프라를 일거에 파괴할 수 있어 군사적 레버리지를 극대화하긴 어렵다"며 "북한은 군사적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전술핵무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탄두 소형화와 함께 위력이 낮은 핵실험이 필요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반 센터장은 "전술핵탄두를 완성하면 'EMP 공격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한국군의 전쟁지휘 인프라를 제거'하는 군사적 용도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번에 북한이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고도가 25km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 없고, 이렇게 낮은 고도의 발사체는 사전에 발사 동향 탐지와 요격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술핵을 장착한 미사일이 마하 4~5의 속도로 비행한다면 1분 정도면 서울 상공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초대형 방사포에 장착해 발사할 경우 한국 전역이 핵 공격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번에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공개 사진을 보면 외형은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닮았다. 북한이 이동식 차량을 터널에 숨겼다가 4개의 발사관에서 전술핵 미사일을 장착 기습적으로 발사하고 변칙 기동이 가능하다면 한국군의 ‘킬 체인(Kill Chain)’과 ‘패트리엇 미사일’ 또는 ‘사드(THH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요격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은 이 발사체를 1분 안에 탐지·결정·요격을 해야 하는데 이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며 북한이 2발 또는 4발의 전술핵 미사일을 연속 발사할 경우 한 발만 요격에 실패해도 결과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016년 3월 9일 김정은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이 자리에서 소형화된 핵무기와 운반 로켓을 더 많이 만들고 실전 배치된 핵무기를 개량하며, 미국보다 먼저 핵 타격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제1비서의 시찰에는 우리 정부가 독자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린 전략군 사령관 김락겸과 노동당 부부장 홍영칠, 그리고 김 제1비서의 누이동생인 김여정 등이 동행했다. 자료=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016년 3월 9일 김정은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이 자리에서 소형화된 핵무기와 운반 로켓을 더 많이 만들고 실전 배치된 핵무기를 개량하며, 미국보다 먼저 핵 타격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제1비서의 시찰에는 우리 정부가 독자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린 전략군 사령관 김락겸과 노동당 부부장 홍영칠, 그리고 김 제1비서의 누이동생인 김여정 등이 동행했다. 자료=노동신문 캡처
기술적 측면에건 북한의 전술핵은 핵탄두 5~6백kg 정도로 작게 만드는 소형화 단계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이 정도 크기의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이 2006년 핵실험 이후부터 지금까지 추진해온 핵탄두 소형화 역량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선 5월에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 △한국형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신속배체 △한·미 연합 작전계획인 ‘작계 5015’ 보완 등 대응 방안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4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우리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 이후 남조선 내부에서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면서 공포심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지난 16일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와 관련한 남측 분석 보도 내용을 소개하면서 "서울의 경우에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더 큰 위협이다, 봄꽃이 만개한 서울에 '핵겨울'이 닥친 셈이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치는 논평에서 "얼마 전에는 무엄하게도 핵보유국인 우리를 상대로 '선제타격' 망발을 늘어놓으며 멋없이 놀아대다 내외의 거센 규탄과 압박공세에 직면했다"며 매체는 한미정책협의 대표단의 방미 및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그야말로 겁먹은 얼간망둥이들의 부질없는 객기"라고 힐난했다.

그동안 평양 김일성광장과 미림비행장 일대에서 열병식 준비 동향이 꾸준히 포착돼왔기 때문에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일에 열병식과 동시다발적인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최근엔 2018년 5월 폐쇄 '폭파 쇼'를 진행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지하갱도를 복구 중인 정황도 포착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이 지역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새로운 3번 갱도 입구에서 토사 더미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군과 정보당국에선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2006년부터 6차례 핵실험과 150회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목적은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ICBM 핵무기를 완성, 확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한반도에서의 외세개입, 주한·주일 미군기지와 유엔군의 지원을 배제하고 한국의 기간 산업의 파괴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해방·접수하겠다는 변함 없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군의 열병식 연습장인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를 촬영한 인공위성 '센티널-2A'의 지난 20일자 위성사진. 빨간색 사각형 안에 정사각형으로 대열을 갖춘 병력의 모습이 다수 보인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자료=센티널 허브 캡처
북한군의 열병식 연습장인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를 촬영한 인공위성 '센티널-2A'의 지난 20일자 위성사진. 빨간색 사각형 안에 정사각형으로 대열을 갖춘 병력의 모습이 다수 보인다. 자료=센티널 허브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