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1개월만에 전면 해제된 가운데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문화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핸드폰 구매 양상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휴대폰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구매 비중이 높은 품목이지만 이동통신 시장에도 언택트(비대면)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SNS) 채널을 통해 소위 '성지' 매장이 뜨고, 제조사와 이통사의 판매장려금마저 줄면서 오프라인 구매 비중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다.
◇휴대폰 온라인·인터넷 구매 2015년 12%에서 2021년 22%…코로나 이후 더욱 확산
이동통신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휴대폰 온라인·인터넷 구매 비중은 2015년 12%에서 2020년 20%, 2021년 22%로 6년 사이 10% 포인트(p) 뛰었다. 2020년의 경우 자급제 단말기 구입자의 43%, 알뜰폰 가입자의 62%가 온라인으로 휴대폰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추세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1년 이후 더욱 확산됐다.
통신사들도 온라인으로 스마트폰을 주문하면 안방까지 배송해 주는 등 온라인 판매를 적극 공략했다. SK텔레콤은 고객이 자사 공식 온라인몰에서 핸드폰을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대리점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로 가져다줬고, KT는 이렇게 해서 개통된 휴대폰을 배달기사가 한 시간 이내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통신 3사는 스마트폰 구매부터 요금제 변경, 기기 체험까지 완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무인매장을 오픈해 운영중이다.
◇커지는 자금제폰 시장…자급제+알뜰폰 이용자 MZ세대 급증
자급제폰 구입 시장도 커졌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하반기 자급제폰 구입자와 알뜰폰 이용자에게 구입·이용 특성을 묻고 상관관계 추이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휴대폰 구매자의 자급제폰 구입 비율이 3명 중 1명을 넘어섰다.
특히 알뜰폰(MVNO) 이용자의 경우 10명 중 9명이 자급제폰을 선택했다. 알뜰폰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도입 11년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시장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자급제+알뜰폰' 이용자 가운데에는 MZ세대(10~30대) 비중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6개월 내 휴대폰을 구입한 전체 소비자 중 자급제폰 선택 비율은 35%였으며 이 중 알뜰폰 이용자 비중은 90%에 달했다. 이 수치는 1년 전인 자급제폰 선택 비율 25%, 알뜰폰 이용자 비중 77%에 비하면 10% 포인트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 실제 이용자들은 자급제 단말기를 구입한 후 알뜰폰 통신사에 가입했으며 대부분 온라인을 이용했다.
자급제폰 구입 주요 이유는 '요금제 선택이 자유로워서'라는 응답이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그 뒤를 '단말기 가격이 저렴하고 할인이 많아서'(26%)가 이었다. '통신사 매장이 불편하거나 싫어서'라는 응답은 15%였는데 20, 30대 비율이 각각 23%, 19%로 높았다. 판매원의 상품 권유에 대한 반감과 함께 코로나로 인한 대면 접촉 기피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현 추세는 유지 전망
이같은 추세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어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 직접구매의 경우 보통 젊은 층들이 많이 하는데, 이들은 온라인 구매에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기 때문에 현재처럼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있는 시장에서 일정한 요금제 밖에 없다면 온라인직구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단통법이 보완 또는 폐지되어 요금제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해 진다면 그때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단통법은 특정 대리점에만 거액의 보조금이 쏠리는 것은 물론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 등 가입 유형과 가입지역, 구매 시점 등에 따라 구매 가격이 천차만별이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4년 시행된 법이다. 유통질서의 이런 혼란을 막고 가격을 단일화하자는 취지와 달리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해 오히려 가격구조 왜곡현상을 낳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라는 한 페이지가 끝났으니 '이제 예전으로 돌아간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통신사 사업의 경우 바뀐 환경에 맞춰 소비자들이 원하는 쪽으로 방향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이런 경험치를 살려 관련 사업들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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