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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재개"vs"특정업체 고수"… 둔촌주공 조합 내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4 18:05

수정 2022.04.24 18:05

시공사 계약해지 기한 하루 남기고
비대위 ‘조합정상화 위원회’ 추진
입주지연 촉발 현 집행부와 대립각
단군 이래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이 일주일 넘게 공사가 중단되며 조합과 시공사업단 갈등이 조합 내분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정업체 마감재 시공을 고수하는 현 조합에 반발하는 입주자들은 신속한 공사재개를 위해 '조합정상화 위원회' 발족을 추진하고 있다. 더욱이 조합이 제시한 시공사 계약해지 기한은 단 하루 남아 이번 사태가 '복마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입주자예정모임'으로 불리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조합정상화 위원회' 발족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신속한 공사재개 등 사업정상화 추진 △입주지연 최소화 방안 수립 △조합과 자문위원의 위법 행위 확인 및 처벌 △둔촌주공조합원모임 카페 제재 △조합 집행부 및 자문위원들에 대한 불신임 등을 목표로 활동하게 된다.

공사비 증액 무효를 주장하며 공사 중단과 입주 지연을 촉발한 현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의 신축 아파트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짓는 사업이다.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로 구성된 시공사업단은 2020년 조합과 가구수 증가·상가 공사를 포함하며 공사비 5586억원을 증액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집행부 교체 뒤 현 조합이 공사비 증액을 수용할 수 없다며 법적 소송 등 마찰을 빚다 지난 15일 0시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입주예정자모임 관계자는 "조합이 공사비 5600억원 증액 계약이 무효라며 공사중단을 초래했지만, 확인 결과 공사중단 열흘 전 '공사비를 모두 인정한다. 고급화에 따른 공사비 증액도 해준다. 마감재만 조합이 하자는 대로 하자'는 공문을 보냈다"며 "공문 확인 결과 특정업체명까지 정확히 적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현 조합이 특정업체로 교체를 요구한 걸 공문으로 확인한 것만 19개 업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건설현장에서 샷시, 타일 등 마감재에 조합이 개입해 문제가 되는 사례가 많아 '표준 도급공사계역서'를 만들고 '이권개입 금지'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도 지난 22일 조합이 발송한 지정업체 명단을 공개했다.
사업단은 "조합이 특정 업체의 마감재를 지정하는 공문을 발송해 특정 업체 사용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전 조합에서 합의를 마친 경량충격음 1급, 중량 충격음 2급 층간 차음재에 대해서도 공인 성능인증서조차 없는 업체의 제품 적용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합 측은 마감재 업체 지정 이유는 품질 향상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공문에도 있지만, 고급 마감재를 적용하며 공사비가 증액된 부분도 감내하겠다고 밝힌 건 주거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라며 "공사비 증액에 반대한다고 했던 취지 역시 계약 자체를 인정 못하겠다고 하는 것보다 어디에, 어떻게, 어떤 제품을 쓰는지 검증해보려던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