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족처럼 아파하신 검사님, 감사합니다"..'세모녀 사건' 유족의 손편지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5 07:24

수정 2022.04.25 07:25

지난 24일 국민일보 단독보도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 유가족
검찰에게 보낸 자필편지 공개
"검찰에게 감사하다" 감사함 표시
‘노원구 세 모녀’ 연쇄 살인의 피의자 김태현이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4.9/사진=뉴스1
‘노원구 세 모녀’ 연쇄 살인의 피의자 김태현이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4.9/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의 피해 유가족이 사건 담당 검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자필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에는 "검사님 진심에 감사했다"며 검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지난 24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에서 세 모녀를 살해했던 김태현의 무기징역이 확정된 다음 날인 15일 해당 사건의 주임 검사였던 한대웅 전 서울북부지검 형사 2부 검사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전달됐다. 편지는 해당 사건의 피해 유가족인 사촌 언니가 직접 손으로 작성한 편지였다.


편지의 작성자는 "검사님께서 심사숙고 내려주신 사형 구형과 결과가 달라 유족분들께 죄송하다고 하시면서 함께 마음 아파하신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검사님께 자주 문의도 드리고 도움을 받으면서 검사님은 정말 다르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살아온 외숙모와 어린 제 동생들(피해자들)이 김태현에 의해 너무나 잔인하고 고통스럽고 억울하게 생을 마감했다"며 "평소 고인을 알던 지인과 유족들은 그 비통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억울함을 전했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지난해 4월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무릎을 꿇고 있다. 2021.04.09. /사진=뉴시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지난해 4월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무릎을 꿇고 있다. 2021.04.09.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억울함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유족처럼, 지인처럼 그런 마음으로 사건에 다가가지 않으면 일가족 생존자도 없는 이 사건은 조용히 넘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사건 발생 직후 어린 동생들과 지인은 경찰조사를 다니면서 낯선 환경과 처음 겪는 일에 두려움과 긴장을 하고 혹시나 고인에게 피해가 될까 서툰 자신의 모습을 걱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당시 사회에 대한 신뢰감이 바닥나고 '과연 이 사건을 유족이나 지인처럼 그 마음으로 누가 조사를 할 수 있을까?'라는 부정적 마음이 가득했었다"며 "그런데 한대웅 검사님은 달라도 너무 다르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검사)는 유족과 지인의 마음으로 조언하시고 사건에 관심을 남다르게 가지신다고 생각하게 해줬다"며 "세상에 대한 원망과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수사에 최선을 다해준 검사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이 사건의 피고인 김태현은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14일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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