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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이언트 스텝' 꺼내자 亞 증시 와르르 [금융시장 '긴축 공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5 18:36

수정 2022.04.25 18:36

금융시장 덮친 긴축 공포
연준 금리 0.75%p까지 인상 시사
코스피 2600선 중반으로 후퇴
환율은 1249.9원 연중 최고
中봉쇄 겹쳐 선전지수 4%대 급락
美 '자이언트 스텝' 꺼내자 亞 증시 와르르 [금융시장 '긴축 공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빅스텝(50bp, 1bp=0.01%p)'을 넘어 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가 급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250선에 바짝 다가섰고 미국의 경기둔화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지수 레벨 다운 우려도 나오고 있다.

25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47.58p(1.76%) 하락한 2657.13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2600 후반대에서 2700 초반대를 머물던 코스피는 이날 2600 중반대까지 밀리면서 지난 3월 15일 2621.53 이후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중국은 베이징 봉쇄 우려에 연중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상하이종합지수(-3.57%), 선전종합지수(-4.37%) 등이 급락했다.
홍콩의 항셍지수(-3.32%), H지수(-3.65%) 등도 3%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아시아 증시 급락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에 원·달러환율 급등,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주최 패널 토론에 참석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50%p 인상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며 '빅스텝'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의 '자이언트스텝(0.75bp 인상)' 발언도 회자되면서 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졌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빅스텝' 등 가파른 금리 인상 우려가 나오면서 달러 강세를 이끌었고 그 와중에 중국 등의 환율이 크게 움직이면서 아시아 증시가 흔들렸다"면서 "5~6월 FOMC까지는 이와 같은 논란이 계속되면서 시장을 압박할 것이고 물가 지표가 정점을 찍고 꺾였다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 연준은 매파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단순히 '빅스텝'으로 인한 금리인상과 환율 급등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에서 성장주와 더불어 경기 민감주 등 리오프닝 주식도 급락한 만큼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실패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복합적으로 더해졌다는 평가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시장의 분위기와 해석이 기존과 조금 바뀌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오고 있고, 향후 경기 지표가 나쁘게 나오면 이로 인한 공포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기업 실적 전망이 현재까지는 비교적 낙관적이라 버티고 있지만 수요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게 되면 이익 전망치가 급속도로 하향하면서 지수가 레벨 다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장은 "금리 인상 후 경기 둔화까지는 안 올 수 있다는 흐름에서 최근에는 중국이 록다운되면서 수요가 감소해 경기가 둔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기업 실적이 잘나오면 우려가 줄면서 지수 하락폭이 줄고 소폭 상승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49.90원까지 치솟으면서 연중 최고가(1245.4원)를 돌파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지난 2020년 3월 23일 1266.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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