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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연임 성공한 마크롱 "모두의 대통령 될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5 18:43

수정 2022.04.25 18:43

1기 거침없는 개혁에 역풍
르펜 지지층 포용이 관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 승리가 확정된 후 파리 에펠탑 앞 샹드마르스 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 승리가 확정된 후 파리 에펠탑 앞 샹드마르스 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를 꺾고 승리했다. 이로써 마크롱은 5년 전 프랑스 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등극한 데 이어 이제 20년 만에 첫 재선 대통령이 되는 영광까지 안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5년 전 대선을 앞두고 혜성같이 등장해 프랑스 기성정치를 단번에 갈어엎은 '천운의 사나이'다. 대선 직전 펴낸 '마크롱 혁명'에서 그는 사회 전 분야 대변화를 부르짖었다.
투자은행 출신의 패기만만한 젊은 대통령은 거침없이 개혁을 밀어붙였다. 철밥통 공공노조, 복잡한 연금체계, 과도한 기업세금, 불공정한 입시제도 전반이 타깃이었다. 국철의 종신고용제를 없앴고 교육제도를 뜯어고쳤다.

그의 집권과 개혁작업은'21세기판 프랑스 혁명'으로 불렸다. 하지만 지지율은 집권 첫해 정점을 찍은 뒤 롤러코스터를 탔다. 유류세 인상 반대를 외치며 전국에서 집결한 '노란조끼' 반정부 시위대의 저항엔 결국 무릎을 꿇었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손댔던 연금개혁은 강력한 '마크롱 퇴진' 역풍을 불렀다.

나라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인기는 없는 개혁정책, 마크롱 특유의 독주 이미지가 반마크롱 전선을 키운 요인이다. 이번 대선 결과가 이를 보여줬다. 저조한 참여율을 기록한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은 58% 득표율로 르펜보다 대략 16%p 앞섰다. 당초 예상보다는 큰 차이긴 했으나 이는 극우 집권에 대한 공포로 막판 결집된 반르펜 움직임의 결과다. 5년 전 두 사람의 격차는 32%p나 됐다.

마크롱은 이번 결선투표 당선이 확정되자 파리 에펠탑 앞 샹드마르스 광장에서 연설을 했다. 가장 먼저 꺼낸 것이 통합이다. "이제는 한 진영의 후보가 아니라 만인의 대통령으로서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르펜 지지자들의 분노에 대응책을 찾아 새로운 방법으로 새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지난 5년의 반성과 교훈을 담은 다짐일 것이다.

한편으로 마크롱의 5년은 고질적인 프랑스병을 치유한 시간으로 의미가 있다. 52년 만의 최고 성장률, 13년 만의 최저 실업률 등 여러 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프랑스 국민이 마크롱을 다시 선택한 것도 이 덕분이다.
치솟는 물가, 못다한 연금수술은 마크롱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마크롱 집권 2기의 승부는 통합과 개혁의 균형에 있다.
특히 통합에 고민하는 윤석열 새 정부에도 시사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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