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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위안화에 제동…中, 외화 지준율 17년만에 인하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6 18:15

수정 2022.04.26 18:15

인민銀 "내달 15일부터 1%p 인하"
美금리 인상·中코로나 봉쇄 지속에
자본유출 우려도 커져 증시 동반급락
베이징시 전주민 PCR검사 지역
차오양구 1개구→12개구로 확대
2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한 아파트 단지 울타리 안으로 주민들이 코로나19 핵산(PCR)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2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한 아파트 단지 울타리 안으로 주민들이 코로나19 핵산(PCR)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위안화 가치와 중국 증시가 동반 급락하면서 중국 금융당국이 방어를 위해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17년 만에 내렸다. 중국 정부가 흔들리는 외환 및 금융시장에 직접 개입한 셈이다.

하지만 중국은 경기 충격 가속화 우려에도 수도 베이징 시민 90%를 코로나19 전수 검사하는 등 제로코로나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고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도 강경해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6일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밤 홈페이지에 공고를 올려 내달 15일부터 외화 지준율을 기존 9%에서 8%로 1%p 인하한다고 밝혔다.


외화 지준율은 금융기관들이 고객의 외화예금을 언제든지 내어줄 수 있도록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맡겨두는 자금의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을 낮추면 은행들은 활용할 수 있는 외화가 늘어나고 곧 달러 시중 공급량도 증가하게 된다. 달러가 풀리면 달러 가치도 떨어져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연이어 최고치를 갱신하자, 5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외화 지준율을 당초 5%에서 7%를 거쳐 9%까지 올렸다. 당시 5월 조정은 2007년 5월 이후 14년만이었다.

인민은행은 2004년 11월에 3개월 미만 외환예금은 5%, 3개월 이상의 경우 3%였던 외환 지준율을 3%로 통일했다. 변동시점은 2005년 1월이다. 이후 4%, 5%, 7%, 9% 등 4차례 인상은 했어도 그 동안 인하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역내 위안화 가치가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에 최저로 하락했다. 자본 유출 우려 속에 중국 증시도 폭락했다. 따라서 외화 지준율 인하는 중국 금융 당국이 현재 위안화 가치 급락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화 지준율 인하는 2005년 이래로 17년 만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미국 등의 강력한 금리 인상 신호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3월초 96.72에서 101 이상으로 5% 가까이 오르며 다른 통화의 평가절하를 압박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는 지속되고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은 더욱 문제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0.5%p 금리 인상, 이른바 '빅스텝'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초강력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로 돌아섰다. 또 중국의 수도 베이징시는 전 주민 핵산(PCR) 검사 대상 지역을 차오양구 1개 구에서 12개 구로 이날 확대했다.

이들 지역은 베이징 전체 인구 2188만명(2021년 말 기준)의 9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시민 대부분이 전수 조사 대상인 셈이다. 검사 결과 확진자 수에 따라 최소 아파트 동 단위에서 아파트 단지, 지역 전체까지 봉쇄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시장에선 중국과 미국의 통화 정책 격차가 하반기에 변곡점을 맞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상반기에 급격히 금리 인상을 진행하고 나면 하반기엔 인플레이션 모멘텀이 역전될 수 있는 반면 중국은 코로나19 안정과 경기부양책의 성과가 드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본 노무라 증권도 중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1·4분기 4.8%에서 2·4분기 1.8%를 지나 3·4분기 4.5%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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