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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뉴욕증시 침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7 06:02

수정 2022.04.27 06:02

[파이낸셜뉴스]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급락 마감했다. 14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주식을 거래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급락 마감했다. 14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주식을 거래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공포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를 집어 삼켰다.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물가) 우려와 경기침체 전망이 시장을 충격에 빠트렸다.
물가를 잡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강도 긴축에 나서고, 이로 인해 경제는 침체될 것이라는 예상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물가는 좀체 떨어지지 않아 긴축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투매에 나섰다.

대형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800p 넘게 급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낙폭이 4%에 육박했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 가까이 급락했다.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변동성지수(VIX)는 24% 폭등해 33p를 훌쩍 넘었다.

투자자들이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속에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몰리면서 기술주가 폭락했고, 그 여파로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이날 장 내내 급락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우지수는 전일비 809.28p(2.38%) 하락한 3만3240.18, S&P500지수는 120.92p(2.81%) 급락한 4175.20으로 미끄러졌다.

나스닥지수는 514.11p(3.95%) 폭락한 1만2490.74로 주저앉았다.

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6.50p(24.06%) 폭등한 33.52를 기록했다.

그동안 상승세로 인해 주식시장, 특히 기술주를 압박했던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되레 하락하면서 기술주 발목을 잡았다.

국채 수익률이 2.7%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기술주가 폭락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특히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큰 기술주를 내다 팔고 안전자산인 국채로 몰리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기준물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비 0.089%p 하락한 2.74%로 낮아졌다. 또 장기 금리 기준물인 30년물 수익률은 0.0512%p 내린 2.842%로 떨어졌다.

블리클리어드바이저리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피터 북바는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미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은행 가운데 최초로 미국이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던 독일계 도이체방크는 이날 경기침체 강도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완만한' 침체가 아닌 '심각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이날 S&P500지수, 나스닥지수 종목 가운데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에 나서 경영을 등한시하고,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주식을 대거 내다팔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 폭락을 불렀다.

테슬라는 전일비 121.60달러(12.18%) 폭락한 876.42달러로 미끄러졌다. 사라진 시가총액만 1250억달러가 넘는다.

반도체 종목들도 맥을 못췄다. 그러잖아도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높은 가운데 경기침체 경고까지 더해져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11.14달러(5.60%) 급락한 187.88달러, 인텔과 함께 PC용 반도체 시장에서 복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AMD는 5.53달러(6.10%) 폭락한 85.16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전일비 배럴당 2.66달러(2.6%) 오른 104.99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전일비 3.16달러(3.2%) 급등한 배럴당 101.70달러로 장을 마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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