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문화유산과 미술품 기증 1주년을 맞아 4월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주최하고 공립미술관 5개처가 참여해 이건희 기증품 수증기관 전체가 협력한 전시로 7개 기관 기증품 295건, 355점을 전시한다. 전시품은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의 금속, 도토기, 전적, 목가구, 조각, 서화, 유화 작품 등으로 시기와 분야가 다양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보인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249건 308점을 선보이며 국립현대미술관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등 34건, 35점을 출품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김환기의 '작품', 대구미술관은 이인성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의 '한일', 이중섭미술관은 이중섭의 '현해탄', 전남도립미술관은 천경자의 '만선' 등 공립미술관 5개처에서 총 12점을 출품한다.
한편 이번 특별전은 '인류 문화의 보존'이라는 고 이건희 회장의 수집 철학을 바탕으로 그 의미를 되새기고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의 다양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기획했다. 이를 위해 문화유산과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전시품을 선별하고 서로를 연결해 한국 문화의 정체성이 드러나도록 했다. 전시장은 이러한 기획 의도를 반영해 제1부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와 제2부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로 구성했다.
제1부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는 컬렉터의 집을 은유하는 공간으로 꾸몄으며 고 이건희 회장의 안목과 취향을 보여주는 수집품을 선보인다. 먼저 '가족과 사랑'을 주제로 한 근현대 회화와 조각품을 전시한다. 장욱진의 '가족'은 허물없는 가족애를 순진무구한 화풍으로 전달한다. 처음 공개되는 정약용의 '정효자전'과 '정부인전'은 강진 사람 정여주의 부탁을 받아 그의 일찍 죽은 아들과 홀로 남은 며느리의 안타까운 사연을 글로 쓴 서예 작품이다. 이어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한국적 정서를 보여주는 공간을 꾸몄다. 18세기 '백자 달항아리'와 김환기의 1950년대 '작품'은 김환기의 추상 회화가 전통 문화와 자연에 대한 향수에서 출발했음을 한눈에 보여준다. 제1부 중간에 작은 정원을 연출해 '동자석'을 전시하고 마지막에는 프랑스 인상주의의 거장 클로드 모네가 만년에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을 국내 처음으로 전시한다.
총 4개월 간 진행되는 전시 기간 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은 1개월마다 주요 서화작품을 교체할 예정이다. 지난해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 2개월간 전시됐던 '인왕제색도'와 '추성부도'는 1개월씩 전시해 빛에 쉽게 손상되는 고서화를 보호할 계획이다. 이어서 박대성의 '불국설경', 이경승의 '나비'를 순차적으로 매월 교체하고 각 전시품에 어울리는 영상물로 사계절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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