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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금리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7 18:00

수정 2022.04.27 18:00

[fn광장]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금리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는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3.6%)뿐만 아니라 3.3%로 예상되는 선진국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수치이다. 이를 반영해 머지않아 우리 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우리 경제는 1980년에서 2009년까지는 연평균 7.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인 3.4%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2010년에서 2021년까지 한국경제의 평균 성장률은 3.0%로 세계 평균 성장률(3.3%)을 밑돌았다. IMF는 올해와 내년 한국의 평균 성장률이 2.7%로 미국(3.0%)은 물론 선진국(2.9%)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선진국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일 수 있다. 그만큼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우선 노동 감소에 있다. 2020년부터 생산가능인구로 분류되는 15~64세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되었으며 앞으로 감소 폭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다가 자본스톡도 상당 부분 축적된 상태이기 때문에 늘어나는 속도가 줄고 있다.

또한 잠재성장을 결정하는 총요소생산성도 정체되고 있다. 현재 잠재성장률이 2%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금융연구원은 우리 잠재성장률이 2030년에는 1.0%, 2040년에는 0.8%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의회예산국 추정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잠재경제성장률은 2%이고, 2030년에도 1.7%이다. 앞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낮은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금융시장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선 시장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금리에는 미래의 물가상승률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이 들어 있다. 미국 잠재성장률이 한국보다 높은 시대가 오면 금리도 이를 반영할 것인데, 장기금리에 이런 현상이 먼저 나타날 전망이다. 최근 한국의 10년 국채수익률은 3.3% 안팎으로 미국(2.9%)보다 높다. 그러나 빠르면 내년부터 경제성장률 차이를 반영해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외국인들이 우리 상장주식을 24조9300억원 순매도했지만, 상장 채권은 64조5360억원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서도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은 팔고 채권은 계속 사들이고 있다. 한국의 10년 국채수익률이 미국보다 0.7%p 정도 높았기 때문에 채권을 살 유인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그 격차가 축소되고 있고, 내년에는 역전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채권시장으로 미국계 자금 유입은 줄어들고, 이는 외환시장 안정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모든 자산에 대한 기대수익률도 낮춰야 할 것이다.
낮아지고 있는 잠재성장률을 고려하면 금리가 다시 떨어질 전망이다. 2010년에서 2021년 주가지수(코스피)가 연평균 5.7% 상승했으나, 앞으로 10년은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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