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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성장·복지 아우른 국정비전, 실천이 관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7 18:00

수정 2022.04.27 18:00

현실에선 장애물 속출
실속있는 성과물 기대
김병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지역균형발전 비전 대국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병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지역균형발전 비전 대국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7일 새 정부 국정비전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제시했다. 국정비전은 윤석열 정부에서 나침반 역할을 한다. 최상위 국정비전 아래 6대 목표가 있고, 이는 다시 110대 국정과제와 520개 실천과제로 이어진다. 인수위는 5월 3일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종합보고를 거쳐 안철수 위원장이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국정비전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양대 과제를 잘 담았다.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은 경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수위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6대 목표 중 하나로 제시했다. 둘은 일맥상통한다. 윤 당선인은 줄곧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체제 구축을 다짐했다. 저출산·고령화와 글로벌 긴축,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상하이 봉쇄 등 대내외 여건이 다 힘겨운 가운데 돌파구를 민간, 곧 기업에서 찾은 것은 현명한 선택이다.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는 보수, 진보를 떠나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다. 6대 목표 중에도 '따듯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있다. 또한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한 국민의힘 정강과도 잘 어울린다. 흔히 보수는 효율성만 강조한 나머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보수정당이 외연을 확장하려면 '따듯한 보수'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유럽을 보면 보수정부에서 외려 복지 기반을 넓힌 사례가 수두룩하다.

국정비전을 내놓고 국정과제를 추리는 도상훈련은 실제와 사뭇 다른 법이다. 현실에선 국정과제를 펼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속출한다. 대통령학 전문가인 함성득 교수(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는 임기 5년 안에 달성하기 어려운 대형 프로젝트보다 작지만 중요한 승리를 추구하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수다. 5년 안에 110대 국정과제와 520개 실천과제를 빠짐없이 다루기는 누가 봐도 무리다. 이럴 땐 차라리 어깨에서 힘을 빼고 작지만 알찬 승리를 거두는 게 낫다.

이른바 '검수완박' 사태에서 보듯 윤 당선인이 당면한 정치적 현실은 냉혹하기 이를 데 없다. 의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은 보란 듯이 힘자랑을 한다. 의석수가 부족한 국힘은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이때 민주당 탓만 하면 과거 정부와 다를 바 없다. 통합은 물 건너간다. 이런 때일수록 대통령의 입법 리더십이 절실하다. 정책은 장관에게 맡기고, 대통령은 한 차원 높은 '정치'에 힘을 더 쏟는 게 바람직하다. 윤 당선인은 제왕적 대통령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집무실마저 서울 용산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대의회 관계에서도 새로운 대통령의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역대 정부 모두 근사한 국정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언행이 일치한 사례를 찾긴 힘들다. 윤석열 정부만큼은 국정비전대로 정책을 폈다는 평가를 받길 바란다.
우리도 국민 대다수가 인정하는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부를 가질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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