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효소가 이틀만에 플라스틱을 완전분해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8 11:17

수정 2022.04.28 11:17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 'FAST-페타제' 개발
며칠 만에 분자 수준까지 분해해 재활용 가능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효소 'FAST-페타제(PETase)'가 야채 포장 플라스틱을 이틀만에 완전히 분해했다. 미국 텍사스대학 제공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효소 'FAST-페타제(PETase)'가 야채 포장 플라스틱을 이틀만에 완전히 분해했다. 미국 텍사스대학 제공


[파이낸셜뉴스] 새로운 미생물이 야채 포장 플라스틱을 이틀만에 완전히 분해했다.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 'FAST-페타제(PETase)'를 개발해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8일(한국시간) 공개했다. 이 새로운 효소는 수백년 걸리던 분해 기간을 최소 몇시간에서 며칠로 단축시켰다. 또한 50도 아래 온도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했다.


텍사스대 맥케타(McKetta) 화학공학과의 할 알퍼 교수는 "이 최첨단 재활용 과정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산업 전반에 걸쳐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변종 효소가 세계에서 가장 시급한 환경문제 중 하나인 쓰레기 매립지에 쌓여있는 수식업톤의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이라고 전망했다.

재활용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전체 플라스틱중 10%도 안되는 양만 재활용되고 있다. 플라스틱을 쓰레기 매립지에 버리는 것 외에 가장 흔한 폐기법은 태우는 것이다. 그러나 소각은 많은 비용과 에너지가 소모되고 해로운 가스를 공기중으로 내뿜는다. 또 다른 방법은 열분해나 메타분해지만 이는 에너지를 많이 쓰는 공정이다.

생물학적 플라스틱 분해법은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효소 연구는 지난 15년 동안 발전해왔지만, 아직까지 저온에서 분해하거나 휴대가 가능하고, 대규모 산업 규모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개발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전세계 쓰레기의 12%를 차지하는 PET에 주목했다. PET는 쿠키용기와 음료수병, 과일과 샐러드 용기 등 대부분의 제품 포장에 사용된다.

텍사스대 코크렐 공과대학과 자연과학대학 연구진은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박테리아에서 PET을 분해할 수 있는 돌연변이 효소 '페타제(PETase)'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51개의 서로 다른 플라스틱 용기로 변종 효소를 테스트했다. 테스트 결과, 변종 효소는 PET를 이틀만에 완전히 분해했다. 또한 50도 미만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했다.

머신러닝 모델 개발을 주도한 앤드류 엘링턴 교수는 "이 연구는 합성 생물학에서 화학공학,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융합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 효소 생산량을 늘리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했으며, 이 기술을 다른 용도를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 쓰레기 매립지 청소 등이 가장 유력하며 환경 복원에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오염된 지역을 정화시키기 위해 효소를 야외 공간에 뿌릴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중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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